소설 ‘혼불’의 작가 고(故) 최명희(1947∼1998)씨를 기리고 그의 문학 혼을 잇고 있는 ‘최명희문학관’이 문을 연 지 10년을 맞았다.
전북 전주한옥마을 경기전 옆에 있는 최명희문학관은 도시형 시민 밀착형 문학관이다. 다른 문학관들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가장 많은 문학교육 프로그램을 펼치는 곳으로 손꼽힌다.
1679㎡ 부지에 지하가 있는 한옥으로 지어진 이 문학관은 2006년 4월 25일 개관했다. 전주시가 건립한 이 문학관은 ‘혼불’을 비롯해 최씨의 원고와 엽서·편지들을 전시하고 있다. 최씨의 다른 작품이 수록된 도서 230여권, ‘혼불’과 최명희를 연구한 석·박사 학위 논문 150권 등도 관람객들을 맞고 있다.
문학관은 각종 강연과 토론회, 세미나, 글쓰기교실, 문학기행 등의 프로그램을 1년 내내 펼치고 있다.
개관 2년째 시작한 ‘1년 뒤에 받는 나에게 쓰는 편지’ 프로그램에는 한 해 1만명이 참여하고 있고, 다른 문학관의 모델이 됐다. 생전 친필을 고수한 최씨를 기념한 초·중생 ‘손글씨 공모전’에는 5500편이 응모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특히 이 문학관은 작가 최명희에 그치지 않고 전북지역 문학인, 다른 지역 문화예술인과 함께 성장하고 소통하는 공간을 만들고자 노력했다. 이로 인해 문학과 예술에 대한 관심을 돋우는 멋진 공간이 된 것은 물론, 한옥마을을 찾는 사람들이 꼭 들려야할 명소로 자리 잡았다. 2년 전엔 한국문학관협회 ‘올해의 최우수 문학관’에 선정되기도 했다.
그러나 운영을 맡고 있는 혼불기념사업회는 10주년과 관련한 특별행사를 펼치지 않았다. 단 작은 기념품을 만들어 그동안 함께 해온 100여명에게 조용히 선물했다. 최기우 학예연구실장은 “올해 1년간 자체 프로그램을 차분히 진행해 나갈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살아서 뜀박질하는 문학의 산실’이 되고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
‘혼불’ 정신 그대로… ‘최명희문학관’ 개관 10돌
입력 2016-05-30 20: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