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등 대기 오염물질에 수년간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건강한 사람도 고혈압, 뇌졸중 등 심혈관계 질환이 생길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국내 연구진이 대기오염과 심혈관 질환의 연관성을 밝히기는 처음이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김호 교수 연구팀은 미세먼지 농도가 5년간 평균 10㎛/㎥ 증가할 경우 30세 이상에서 고혈압 유병률이 4.4% 느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30일 밝혔다. 연구팀은 2008∼2010년 지역사회 건강조사에 참여한 시·군·구 108곳 68만여명의 심혈관 질환 유병률과 국립환경과학원의 2003년 이후 대기 중 오염물질 기록을 교차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
미세먼지는 고혈압뿐만 아니라 뇌졸중 위험도 높였다. 미세먼지 농도가 5년간 평균 10㎛/㎥ 증가하면 뇌졸중에 걸릴 확률이 4.4% 늘었다.
이산화질소와 일산화탄소도 고혈압, 뇌졸중 증가와 상관관계를 보였다. 이산화질소가 연평균 10ppb(1ppb=1000분의 1ppm) 증가하면 30세 이상의 고혈압 유병율이 8.0% 올라갔다. 50세 이상에서 뇌졸중에 걸릴 확률도 7.3% 증가했다. 일산화탄소가 연평균 10ppb 증가할 경우엔 40세 이상에서 고혈압 유병율이 33.6%나 높아졌다. 다만 공기 중 오염물질과 심근경색, 협심증은 큰 관련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연구는 음주와 흡연, 걷기운동 실천 여부, 체질량지수 등 심혈관 질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을 모두 고려하고도 오염물질과 질병 사이 상관관계를 밝힌 것이어서 신뢰도가 높다. 연구결과를 담은 논문은 국제학술지 ‘토털환경과학’ 최신호에 실렸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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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고혈압·뇌졸중 높인다”
입력 2016-05-30 18:26 수정 2016-05-30 19: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