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할 때마다 즉시 응답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러나 기도 응답은 우리 바람과는 달리 오래도록 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응답되지 않는다고 낙심하지 말아야 합니다. 하나님은 마지막 순간에, 혹은 하나님이 필요한 때에 일하시는 분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베드로가 감옥에 갇혀있는 내내 방치하시는 것 같다가 사형당하기 바로 전날 밤에 그를 구해주셨습니다. “헤롯이 잡아내려고 하는 그 전날 밤에 베드로가 두 군인 틈에서 두 쇠사슬에 매여 누워 자는데 파수꾼들이 문밖에서 옥을 지키더니”(6절). 베드로는 계속 어려운 상태로 몰려갑니다. 그러나 여전히 하나님의 도우심이 없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우리는 그 이유를 유대인의 노래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유대인들은 2차 세계대전 후부터 유월절이 되면 온 가족이 모인 자리에서 ‘아니마밈’의 노래를 부른다고 합니다. 아니마밈은 히브리어로 “나는 믿는다”는 뜻입니다. 이 노래는 600만명의 유대인이 희생당했던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스스로를 위로하며 지었던 노래였습니다. “나는 믿는다. 나의 메시아께서 나를 돕기 위해 반드시 찾아오리라는 사실을.” 동료들이 가스실에서 죽어나가자 가사가 추가됐습니다. “하지만 메시아는 때때로 너무 늦게 오신다.”
이런 아니마밈을 부르는 여인들이 마르다와 마리아입니다. 오빠 나사로가 병들었다는 것을 예수님께 전했지만 예수님은 일부러 지체하다가 나사로가 죽어서 장례를 다 마친 후에야 오셨습니다. 마르다와 마리아는 늦게 오신 예수님을 원망하며 그녀들의 아니마밈을 부릅니다. 우리도 기도응답이 늦어지면 주님을 원망하면서 우리의 아니마밈을 부를 때가 종종 있습니다. “내 사정이 너무 급한데 주님은 어찌 이렇게 늦으십니까?” 그러나 나사로의 경우에 주님께서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요 11:4) 그리하신 것처럼 우리에게 늦게 응답하실 때도 하나님의 계획을 갖고 계십니다. 나중에 이를 확인하고서야 우리는 마리아나 야이로처럼 신앙이 성숙해집니다.
‘아하, 우리 보기에 늦은 것이 하나님께는 늦은 게 아니구나! 하나님은 우리가 최후의 승리를 얻게 하시는구나’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이해되지 않아도 최후에 일하실 하나님을 바라보는 믿음으로 성숙하도록 연단하시기 위해 하나님은 마지막 순간까지 기다리고 계시다가 구해주십니다.
베드로가 감옥에 가자마자 꺼내주셨으면 아마 성도들이 기도하지 않았을 겁니다. 그런데 끝까지 두시니 모든 성도들이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문제를 진작 해결해 주시면 우리가 기도하지 않기에 마지막까지 기다리시면서 우리가 기도하도록 훈련시키십니다. 계속 기도하면 하나님은 마지막 순간에, 혹은 필요한 시간에 일하십니다.
기도하면 하나님은 반드시 문제를 해결해 주십니다. 너무 늦게까지 기도 응답이 안 된다고 낙심할 일이 아닙니다. 끝까지 기도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우리에게 감사를 가르치시고 연단을 통해 인내를 가르치시며 그 고난을 통해 기도하게 하시고 그 기도에 응답해 주시는 분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성도의 할일은 기도뿐입니다.
진용훈 목사 (서울 성림교회)
◇약력=△총신대 신학대학원, 미국 리폼드신학교 졸업 △현 서울평신도성경대학원 이사장, 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 총회 규칙부장
[오늘의 설교] 마지막 순간에 일하시는 하나님
입력 2016-05-30 17: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