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공감대가 이뤄진다. 병원협회는 국민들을 비롯해 의료계, 정부와 국회 등과 다양한 소통채널을 만들어 건강한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앞장서겠다”
최근 대한병원협회 38대 회장으로 취임한 홍정용 회장은 “한평생을 의업을 위해 살아온 사람으로서 의료인들이 자긍심을 갖고, 건강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며 회무의 최우선 순위로 ‘대화’에 나서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병원계 내부에서도 각각의 입장차이가 있다. 정책을 추진해도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는다면 정부를 설득하거나 채택되기는 것은 어렵다. 때문에 서로 터놓고 이야기를 해야지 안된다고 단정하면 될 것도 안된다”며 “국민도 행복하고, 의료인도 행복한 보건의료제도를 완성하려면 만나고, 나누고, 공감하는 과정을 통해 함께 만들어가야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홍 회장은 “의료계가 국민으로부터 신뢰와 지지를 받지 못했던 것을 각 의료단체의 입장이 달랐기 때문이다. 머리를 맞대고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도출해 정부와 협상에 나섰다면 국민들에게도 잘 전달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아쉬워하며 “보건의료 대계를 위한 바람직한 정책에는 병원협회가 얼마든지 협조하고 앞장설 것이다. 하지만 병원의 현실을 간과하고 경영 자체를 어렵게 만드는 정책에 대해서는 강하게 저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병원계는 메르스 이후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데 그만큼 부담도 증가돼 있는 상황이다. 홍 회장은 “병원계 발전을 저해하는 대표적 규제는 원가에도 못 미치는 건강보험 수가이다. 저수가의 늪에서 빠져나오는 것은 의료계의 오랜 숙원인 만큼 매번 이야기한다고 식상해하지만 그만큼 중요하다”라며 “의료의 공익성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원가조차 보전돼지 않다보니 비급여 진료가 늘어나는 등의 의료왜곡이 초래되고, 보장성 성과도 거두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정부가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받기 원하는 국민들에게 적정수준의 보험료 부담이 필요하다는 점을 설명하고, 적극적으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려는 노력을 보여줘야 한다”며 “우리가 정부에 바라는 것은 이미 공공재인 병원들이 진료수입으로 적정인력 고용과 적정 진료환경을 제공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해 달라는 단 한가지”라고 강조했다.
전공의 특별법과 관련해 홍 회장은 “사실 정부와 의료계 전체가 논의하고 결정하고 있는데 외부에는 병원협회가 전공의 수련에 대해 좌지우지하고, 갑질을 하고 있는 것처럼 비춰져 매우 안타깝다”라며 “특별법 제정만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지는 않는다. 조금은 더디게 진행되더라도 소통으로 해결해 나갈 것이고, 관련 단체들과 단일한 의견을 도출하는데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의료전달체계에 대해서는 “단순히 이용자에게 불편함을 주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국민들이 의료기관을 선택하는 기준과 그 원인을 면밀히 살피고, 국민의 요구를 반영하지 못한다면 이번 개편이 무위로 끝날 수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홍 회장은 “의료이용에 대한 국민의 요구도를 이해하고, 합리적 이용을 유도할 수 있는 의료시스템을 지원해 다같이 상생하는 방안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의료전달체계 개편과 관련해 정부는 8월경 가시적인 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홍 회장은 “선거가 다가오면 매번 가슴이 떨린다. 합리적인 보건의료 공약을 기대하는 설렘과 함께 포플리즘적 정책으로 의료계의 부담만 증가할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라며 “분명한 것은 병원들이 현재와 같이 체력이 약해진다면 그 결과물이 고스란히 국민들에게도 영향이 미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문제의 해결점은 현장에서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38대 임원진이 구성되면 정책관련 위원회를 가동해 보건의료의 백년대계를 위한 방향을 제시할 것”이라며 “의료인과 국민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정책을 제시하고, 각 정당들이 이를 면밀히 검토·수용할 수 있도록 역량을 집결할 예정이다. 초심을 잃지 않고 소통과 화합을 통해 보건의료 정책개선에 이정표를 만드는 회장이 되려한다”라고 밝혔다.
조민규 기자 kioo@kukinews.com
“소통-화합으로 의료정책 개선방향 제시”… 신임 대한병원협회 홍정용 회장에게 듣는다
입력 2016-06-01 19: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