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 이래 인류의 평균수명은 계속 늘어왔으나 향후 비만으로 인해 수명 단축이 시작될 것이란 전망이 나올 정도로 비만은 21세기 인류 건강을 위협하는 가장 심각한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비만은 표준량보다 많은 양의 지방이 체내에 축적돼 건강을 위협하는 질병이다. 이러한 지방의 과도한 축적에 우리 몸이 적절하게 대처할 수 없는 한계에 도달해 결국 생명을 위협하는 수많은 질환을 일으킬 수 있는 상태이거나 이미 관련 질환이 발생한 경우를 고도비만으로 정의할 수 있다. 고도비만 환자에 있어서 현재까지 수술 외의 어떠한 방법도 장기적으로 성공적인 치료 효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어 수술만이 유일한 방법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개인의 의지만으로 고도비만을 극복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비만수술에 대한 사회전반적인 인식 부족과 비만수술에 대한 편견과 오해, 건강보험의 적용을 받지 못해 발생하는 비싼 수술비, 비만수술 전문성을 가진 의료진의 부족 등으로 인해 아직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고도비만은 우리나라의 문제가 아니다?=흔히 수술을 요하는 고도비만은 미국 등 서양의 문제지 우리나라의 문제가 아니라 여긴다. 그러나 비만은 전 세계적으로 감염병처럼 늘고 있으며 우리도 예외가 아니다. 건강보험공단 발표에 의하면 국내 비만인구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수술이 필요할 수 있는 고도비만 또는 초고도비만의 인구가 지난 십 년간 급속히 증가해 체질량지수(BMI) 30 이상 고도비만 비율은 2.5%에서 4.2%로 1.7배, BMI 35 이상 초고도비만 비율은 0.2%에서 0.5%로 2.9배 늘었다. 소아청소년층, 20∼30대 젊은 층의 증가율이 두드러진다는 점이 우리의 미래를 더욱 심각하게 한다. 단지 그 환자들의 목소리가 부각되지 못해 사회적인 관심이 부족할 뿐이다.
◇고도비만 환자는 해결책이 없다, 살을 빼기 위해 칼까지 대야 하나?=고도비만의 유일한 치료법은 수술이다. 수술법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평균적으로 비만수술 후 초과체중(현재 체중-이상 체중)의 50∼80%의 감량을 장기간 유지할 수 있다. 또한 제2형 당뇨병(64∼100%), 고혈압(62∼79%), 수면무호흡증(80∼85%), 고지질혈증(60∼100%), 지방간(86∼90%), 우울증 등 비만과 관련된 질환의 대부분을 경감 또는 완치시키고 암 발생을 예방한다. 결과적으로 수술로서 삶의 질이 향상되고 수명이 연장된다. 고도비만 환자들에게 칼을 댈 수밖에 없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비만수술은 미용수술이다?=비만수술(체중 감소 수술 혹은 베리아트릭수술)이란 수술로서 위장관의 구조 변화를 일으켜 섭취량을 줄이거나 영양분의 흡수를 줄여 장기적으로 충분한 체중 감소를 유도하고, 이를 통해 비만과 관련된 동반 질환을 치료 또는 개선해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궁극적으로 비만으로 인한 생명단축을 예방하고자 하는 수술이다. 흔히 비만수술을 피하지방을 흡입해 몸매를 예쁘게 만드는 지방흡입술 등의 성형수술과 혼동하는 경우가 많은데 전혀 다른 차원의 수술이다.
◇비만수술은 위험하다?=최근 우리나라에서 이 수술에 대한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이로 인해 꼭 수술을 받아야 할 환자들이 수술을 주저하고 있는 현실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물론 모든 수술에는 위험이 동반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통계적으로 이 수술의 합병증 발생 확률은 어떤 복부 암 수술이나 담낭수술 보다 낮은 것으로 돼 있다. 이 수술의 유용성과 효과를 고려하면 결코 합병증 때문에 포기해서는 안되는 수술이다. 수술의 안전성 확보를 통해 사회적인 합의와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학계와 정부 차원의 노력이 계속돼야 할 것이다.
이주호 이대목동병원 외과교수
[이주호의 고도비만 솔루션] ‘뚱보’도 엄연한 질병, 확실한 해결법은 수술
입력 2016-06-01 1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