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등록된 수입차 가운데 경유차 비중은 70% 수준이다. ‘수입차=경유차’라는 인식도 강하다. 하지만 경유가 미세먼지 발생의 주범으로 몰리면서 경유차의 인기가 식고 있다. 경유값을 인상하려는 기류까지 감지된다. ‘디젤게이트’를 계기로 전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경유차 퇴출 바람이 국내에도 강하게 불고 있다.
이에 최근 선보이고 있는 수입차들은 휘발유 모델이 주력인 분위기다. 이달 말부터 7개 모델이 순차적으로 출시되는 메르세데스-벤츠 신형 E클래스는 3개만 경유 모델로 나온다. 볼보자동차의 신형 XC90은 3개 모델 중 하나만 경유를 연료로 쓰고 나머지는 휘발유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혼다가 작년 국내 출시한 3세대 파일럿은 아예 휘발유 모델 한 가지밖에 없는 차량이다.
메르세데스-벤츠는 7년 만에 선보인 E클래스 10세대 모델을 ‘프리미엄 비즈니스 세단 내 가장 지능적인 세단’으로 묘사한다. 편안하고 안전한 운전이 가능하도록 돕는 ‘인텔리전트 드라이브’를 핵심 기능으로 내세운 차량이다.
벤츠 코리아가 지난달 24일 인천 중구 왕산마리나에서 진행한 미디어 프리뷰 행사에서 더 뉴 E클래스에 대거 적용된 첨단기능들을 체험해볼 수 있었다. 이날 행사장 야외에는 자동차·사람으로 꾸민 모형과 주차용 원뿔 표지판이 실제 도로 상황을 재현할 수 있도록 준비됐다.
가장 인상적인 기능은 차가 스스로 주차를 하는 ‘파킹 파일럿’이었다. 주차 공간을 찾는 작업부터 전진·평행주차까지 운전자가 전혀 개입하지 않고도 가능했다. 파킹 파일럿 버튼을 누르자 이미 주차된 여러 차량 사이에서 차가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 화면에 사각형으로 표시됐다. 이 중 하나를 선택하자 스티어링휠에서 손을 뗐고 페달을 밟지 않았는데도 빈 공간으로 차량이 움직였다. 한 쪽 차량에 너무 가깝게 붙자 적정 간격을 유지하기 위해 몇 차례 들어갔다 나오기를 반복하기도 했다. 다시 차를 빼는 것도 이 기능으로 가능했다. 공간이 좁은 주차장에서 또는 초보운전자에게 유용할 것 같았다.
‘능동형 브레이크 어시스트’도 돋보였다. 전방의 장애물과 충돌이 우려될 때 자동으로 차를 세우는 기능이다. 시속 50㎞로 주행하던 중 사람 모형이 진로에 들어왔다. 계기판에 경고 그림이 뜬 뒤 경고음이 울렸고, 그래도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지 않자 차가 모형 바로 앞에서 멈춰 섰다. 차량 모형으로 테스트를 해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실제 도로에서는 ‘드라이브 파일럿’을 작동해 봤다. 전방에서 주행 중인 차량과 간격을 자동으로 유지시켜주는 기능이다. 손을 놓아도 차량이 알아서 차선을 유지하며 달렸다. 최고 속도 210㎞까지도 자동주행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신형 E클래스는 이달 말부터 7개 라인업이 순차 출시될 예정이다. 국내 판매가격은 개별소비세 인하를 적용하고 부가가치세를 포함해 6560만∼7800만원으로 책정됐다.
인천=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자율주행·스스로 주차… 혁신기술 중무장
입력 2016-05-31 20: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