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 파일럿, 울퉁불퉁 진흙 산길도로 거침없이 주행

입력 2016-05-31 20:40
혼자 파일럿이 지난달 26일 강원도 춘천에서 문배마을로 향하는 진흙길을 주행하고 있다. 혼다 제공

국내에 등록된 수입차 가운데 경유차 비중은 70% 수준이다. ‘수입차=경유차’라는 인식도 강하다. 하지만 경유가 미세먼지 발생의 주범으로 몰리면서 경유차의 인기가 식고 있다. 경유값을 인상하려는 기류까지 감지된다. ‘디젤게이트’를 계기로 전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경유차 퇴출 바람이 국내에도 강하게 불고 있다.

이에 최근 선보이고 있는 수입차들은 휘발유 모델이 주력인 분위기다. 이달 말부터 7개 모델이 순차적으로 출시되는 메르세데스-벤츠 신형 E클래스는 3개만 경유 모델로 나온다. 볼보자동차의 신형 XC90은 3개 모델 중 하나만 경유를 연료로 쓰고 나머지는 휘발유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혼다가 작년 국내 출시한 3세대 파일럿은 아예 휘발유 모델 한 가지밖에 없는 차량이다.

혼다의 파일럿은 2003년 첫 선을 보인 이후 미국에서 매년 10만대 이상 팔린 8인승 SUV다. 최근 출시된 3세대 올 뉴 파일럿은 내·외부 디자인뿐만 아니라 주행성능과 첨단안전기능까지 이전 모델에서 크게 향상된 모습이다.

신형 파일럿을 몰고 지난달 26일 서울지하철 2호선 종합운동장역에서 강원도 춘천 문배마을까지 75.9㎞를 주행해봤다. 구곡폭포 매표소에서 문배마을까지 4.7㎞ 거리의 비포장 산길도로가 포함된 코스다.

이날 약한 비가 내리면서 비포장 도로는 진흙길이 됐다. 노면이 울퉁불퉁하고 경사까지 져서 웬만한 차로는 운전이 무리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이번 모델에 새로 도입된 지형관리 시스템 중 진흙길 주행모드를 선택했다. 그러자 가속페달이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며 차량이 진흙길 위를 수월하게 주행하기 시작했다. 모드를 변경하면 접지력이 강화된다는 체감도 확실하게 들었다. 눈길, 모랫길을 위한 주행모드도 마련돼 있다.

고속도로에서는 뛰어난 안정성을 보여줬다. 시속 150㎞까지 페달을 밟자 힘차게 차가 튀어나가면서도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했다. 그러면서도 스티어링휠은 가볍게 느껴져 운전에 어려움이 없었다. 곡선 구간에서도 민첩하게 움직였다. 대형 SUV가 아니라 세단을 모는 듯한 느낌이었다.

자동으로 차선을 유지하며 달릴 수 있도록 해주는 차선유지 보조시스템도 만족스럽게 작동했다. 우측 방향등을 켰을 때 화면에 조수석 오른쪽 상황을 카메라로 보여줘 안전사고를 막아주는 레인워치 시스템도 돋보였다.

파일럿은 4륜 구동에 휘발유를 연료로 쓰는 한 모델로 출시됐다. 국내 판매가는 개별소비세 인하를 반영해 5390만원이다.

춘천=유성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