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화 로저스, 9이닝 8탈삼진 2실점 괴력투 “완투승한 야구공, 어머니께 드리고 싶다”

입력 2016-05-29 21:56
한화 이글수 선발투수 로저스(오른쪽)가 29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9이닝 동안 7피안타 8탈삼진 무사사구 2실점을 기록하며 완투승을 거둔 뒤 김성근 감독과 포옹하고 있다. 한화 이글스 제공

“완투승한 야구공을 어머니께 선물로 드리고 싶어요.”

‘괴물 투수’ 에스밀 로저스(31·한화 이글스)가 올 시즌 다섯 번째 선발로 등판한 경기에서 환한 미소를 지었다. 시즌 두 번째 승리를 완투승으로 화려하게 장식했기 때문이다. 로저스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승리의 영광을 자신의 어머니에게 돌린다고 말했다. 로저스의 어머니 바스케스 여사는 지난 3월29일 한국에 왔다. 타국에서 야구를 하며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효자’ 아들을 응원하기 위해서다. 아마도 로저스는 어머니 앞에서 완벽한 모습으로 승리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로저스는 어머니가 지켜보는 가운데 개인통산 5번째 완투승을 거뒀다.

로저스는 29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6 프로야구 정규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9이닝 동안 7피안타(1홈런) 8탈삼진 2실점으로 괴력투를 선보였다. 사흘 만에 등판했지만 127개의 공을 던진 끝에 시즌 2승(3패)째를 챙겼다. 한화는 로저스의 역투 덕분에 올 시즌 처음으로 4연승을 질주했다.

로저스는 1회초 롯데의 선두타자 손아섭에게 3구째 커브를 던졌다. 이 공이 1점 홈런으로 연결되면서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하지만 로저스는 더 이상 흔들리지 않았다. 6회까지 단 세 개의 안타만 허용하면서 롯데 타선을 꽁꽁 틀어막았다. 7회에 3연속 안타를 허용해 1점을 추가로 내줬으나 더 이상의 실점은 없었다. 팀 동료 김태균이 1회말 곧바로 역전 투런포로 응수해준 것도 큰 힘이 됐다. 하주석은 5회 3점포로 쐐기 홈런을 날렸다.

로저스가 9회까지 혼자서 마운드를 지킨 덕분에 한화의 불펜 투수는 오랜만에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로저스는 “지난 시즌 불펜투수들이 많이 지쳤는데 올해는 직접 길게 던져서 부담을 줄여주고 싶다”며 “완투승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준 김성근 감독님께 감사하다. 승리할 수 있도록 도와준 선수들에게도 고맙다. 앞으로도 연승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승리소감을 전했다.

이날 로저스는 사흘 만에 마운드에 섰지만 7이닝 이상 공을 던지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몸이 피곤할 법도 하지만 로저스는 이날 최고 구속 151㎞의 직구를 선보였다. 슬라이더(43개)와 체인지업(36개) 커브(16개)를 95개나 던지는 등 변화구에 비중을 많이 뒀다. 그는 “최대한 제구를 낮게 하려고 노력했다. 9회까지 컨디션 조율에 큰 문제가 없었다. 포수 조인성이 리드해 주는 대로 잘 던졌고, 내가 어떻게 던지는지에 더 집중했다”고 말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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