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선우(22·삼천리·사진)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정상급 기량에도 불구하고 번번이 우승 문턱에서 좌절해 ‘준우승 전문’이라는 오명에 시달렸다. 2012년 KLPGA 투어에 입문했지만 정규투어 우승이 없었다. 지난해 26개 대회에 출전해 모두 컷 통과하며 안정된 기량을 뽐냈지만 준우승만 3차례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9월 한화금융 클래식에선 4라운드 17번홀까지 2타 차 선두를 달리다 18번홀에서 더블보기로 연장전에 끌려간 뒤 패했다. 당시 배선우는 설움에 복받쳐 눈물을 흘려 주위 사람들의 아픔을 자아냈다. 하지만 좌절하지 않고 샷을 가다듬었다. 그리고 29일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배선우가 드디어 KLPGA 투어 생애 첫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배선우는 경기도 이천 휘닉스스프링스 골프장(파72·6456야드)에서 열린 KLPGA 투어 E1 채리티 오픈 마지막 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6개 낚았다. 최종합계 20언더파 196타를 써낸 배선우는 2위 이민영(24·한화)을 4타 차로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상금은 1억2000만원. 배선우는 무려 69경기 만에 ‘위너스 클럽’에 가입하는 기쁨을 맛봤다.
배선우는 그간의 설움을 한 방에 날리듯 이번 대회에서 신들린 샷을 선보였다. 배선우의 20언더파 우승 기록은 KLPGA 투어 54홀 최저타 우승 신기록이다. 노보기 우승도 2008년 우리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신지애(28·스리본드) 이후 무려 8년 만이다.
배선우는 또 1라운드부터 마지막 라운드까지 단 한 차례도 선두를 내주지 않는 ‘와이어투와이어’ 우승까지 했다.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은 올해 처음 나왔다. 배선우는 경기 후 울먹이며 “나 자신을 믿고 치자고 했다. 처음 1번홀에서 긴 거리 퍼트로 버디를 성공시킨 게 컸다”며 “부모님, 특히 아버지가 정말 고생 많으셨다. 오늘 아버지께 기쁜 일을 만들어 준 것 같아 너무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국남자프로골프(KPGA) 투어 넵스 헤리티지 2016에선 최진호(32·현대제철)가 시즌 2승째를 거뒀다. 최진호는 강원도 홍천 힐드로사이 컨트리클럽(파72·7276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라운드에서 4언더파를 기록, 최종합계 17언더파 271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시즌 개막전인 제12회 동부화재 프로미 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최진호는 올 시즌 투어 처음으로 2승째를 거두는 영예를 안았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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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우승 전문’ 꼬리표 뗐다… 배선우, 데뷔 첫 우승
입력 2016-05-29 18:59 수정 2016-05-29 2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