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潘 회동 ‘충청대망론’ 언급 없었다지만…

입력 2016-05-29 18:08 수정 2016-05-29 21:43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28일 오전에는 옛 충청권 맹주인 김종필 전 총리(왼쪽)를, 저녁에는 2007년 대선 대망론의 주인공이었던 고건 전 총리를 잇따라 만났다. 뉴시스

지난 25일 방한 이후 연일 대권 도전 의사를 드러내던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김종필 전 국무총리를 만났다. ‘충청 대망론’의 핵심과 ‘충청권 수장’이 만난 셈이어서 어떤 식으로든 향후 정세를 두고 ‘밀담’이 오갔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김 전 총리 측에 따르면 반 총장은 지난 28일 오전 서울 중구에 위치한 김 전 총리 자택을 찾았다. 회동은 배석자 없이 단 둘이서 30여분간 진행됐다.

하지만 두 사람은 회동 후 구체적인 대화 내용에 대해선 일절 말을 아꼈다. 반 총장은 “우리나라 역사의 참 산증인, 대원로, 대선배라 인사차 방문했다”며 “(김 전 총리에게) 10년간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역할을 설명했고 김 총재는 대단히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고만 전했다. 이어 “내년에 돌아오면 다시 찾아뵙고 인사드리겠다고 그러고 건강을 기원했다. 그 외에 다른 말씀은 없고 서로 덕담을 주고받았다”고 했다. ‘충청 대망론에 관해 대화를 나눴느냐’는 질문에 반 총장은 “그런 얘기는 안 나왔다”고 했다.

김 전 총리 또한 회동 내용에 대해선 말을 아꼈으나 “둘이 비밀 얘기만 했다”고 말해 반 총장의 발언과는 약간 다른 뉘앙스를 드러냈다. 반 총장 퇴임 이후의 계획이나 선배 대권 주자로서의 조언 등 어떤 식으로든 정치 얘기가 나왔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때문에 반 총장이 “(대권 도전은) 과잉 해석됐다”고 말하면서도 정작 대권 도전을 시사하는 것으로 여겨질 만한 행동을 거침없이 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앞서 반 총장의 방한이 확정된 직후 두 사람의 회동이 성사될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김 전 총리는 지난 13일 육군사관학교 총동창회에서 “계기가 되면 (반 총장을) 만나보고 싶다”고 말했으며 반 총장도 지난 1월 구순을 맞은 김 전 총리에게 “훗날 찾아뵙고 인사 올리도록 하겠다”는 편지를 보낸 바 있다. 반 총장은 과거 방한 때도 김 전 총리를 찾은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 총장은 김 전 총리와의 회동 후 서울 중구 롯데호텔 인근에서 모친 신현순 여사, 부인 유순택 여사 등 가족과 오찬을 했다. 만찬은 고건·노신영 전 총리 등 원로들과 함께했다. 특히 고 전 총리는 노무현정부 때인 2007년 당시 지금의 반 총장처럼 ‘대망론’이 일었던 인물이어서 관심이 모아졌으나 참석자들은 “정치 얘기는 전혀 없었다”고 입을 모았다.

조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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