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가룟 유다 같은 사람 뽑아야”… 이종걸 원내대표 퇴임 간담회서 경박한 발언 논란

입력 2016-05-29 18:11 수정 2016-05-29 18:38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9일 국회에서 퇴임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이병주 기자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여권의 대선 후보로 떠오른 데 대해 “예수 그리스도 같은 사람이 아니라 가룟 유다 같은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아야 한다”며 “반 총장이 대통령이 된다면 5년 뒤 국민이 시궁창에 버리는 이름이 될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이 원내대표는 29일 퇴임 기자회견 후 가진 기자단 오찬 간담회에서 “대통령 선거는 유명한 사람을 뽑는 게 아니다. 만약 반 총장이 대통령이 된대도 당선 때와 퇴임할 때 지위는 하늘과 땅 차이일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실무형’ 대통령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해석되지만 예수 12제자 중 한 명으로 ‘배신자’의 상징인 유다에 비유한 것은 경박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어 “우리나라가 향후 5∼10년간 (경제적으로) 어려울 거다. 전 세계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앞으로 5년간 덜 고통스럽게 해줄 대통령을 뽑아야 한다”며 “그런데 반 총장 같은 사람이 나타나서…. 아이구야, 전 정말 재앙이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또 “반 총장은 지금 상태에선 정말 훌륭한 인물 아니냐. 어린 학생들이 반 총장의 꿈을 키우고 있는데 왜 (대선후보로 내세워) 치욕이 될 사람을 만드느냐”고 거듭 강조했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한 데 대해선 “국정 운영을 민주적으로 했다면 박 대통령이 이렇게 실패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거부권 행사가 나라에는 안 좋은 것이지만, 우리한테는 좋다고 생각했다. ‘생큐다’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원유철 전 원내대표에 대해서는 “몰지각하고 잔인한 사람이었다면 박 대통령이 요구하는 법안을 다 하려고 했을 것”이라며 “너무 대통령에 휘둘려서 그렇지, 착한 사람”이라고 촌평했다.

앞서 열린 퇴임 기자회견에서는 “야당 원내대표로서 역사교과서 국정화, 노동개혁 등 박 대통령식 역사관·애국주의 등과 대결해야만 했다”며 “압력에 굴하지 않고 박 대통령의 정치 공세를 좌초시킨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의 임기는 29일 19대 국회 회기와 함께 종료됐다.

강준구 고승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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