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잇단 지하철 사고, 서울메트로의 관리책임 크다

입력 2016-05-29 19:05
서울 지하철 스크린도어(안전문)를 수리하던 용역업체 직원이 열차와 스크린도어 사이에 끼여 숨지는 사고가 또다시 발생했다. 지난해 8월 2호선 강남역 사고의 판박이다. 이번에는 지난 28일 2호선 구의역 승강장에서 일어났다. 정비업체 직원 김모씨는 스크린도어 오작동 신고를 받고 혼자 점검에 나섰다가 승강장으로 진입하던 열차에 변을 당했다. 불과 9개월 만에 똑같은 일이 벌어진 것은 ‘2인1조 점검’ 등의 안전수칙이 무시됐기 때문이다. 이런 ‘나홀로 작업’에 따른 스크린도어 사고만 지난 4년간 3차례나 발생했다니 어처구니가 없다.

사고가 반복되는 것은 입으로만 대책을 마련할 뿐 실천이 이뤄지지 않아서다. 이번 사고 역시 총체적 안전불감증과 서울메트로의 관리 부실이 빚어낸 인재(人災)다. 서울메트로는 강남역 사고 이후 스크린도어 특별안전 대책을 발표했지만 말뿐이었다. 안전 매뉴얼은 하나도 지켜지지 않았다. 서울메트로는 스크린도어 점검 시 2인1조로 직원이 출동해야 함에도 이를 확인하지 않았고, 스크린도어 안쪽에서 작업 중이었으나 이 사실도 파악하지 못해 열차 운행을 중지하지 않았다. 용역업체의 규정 미준수와 보고 누락을 탓하기에 앞서 서울메트로의 관리통제 부재에 대한 책임이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정부 합동조사단이 본격적인 조사에 들어갔는데 재발 방지를 위해 책임소재를 철저히 규명해야 할 것이다. 서울메트로는 오는 8월 용역업체를 자회사로 전환해 스크린도어 유지·보수를 맡기겠다는 내용의 대책을 내놓았다. 안전관리 외주화의 문제점을 인정한 뒤늦은 대책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사고 책임을 용역업체에 떠넘기는 것과 같은 이러한 안이한 태도로는 사고를 근본적으로 막기 어렵다. 가장 중요한 건 서울메트로의 철저한 안전의식이다. 서울메트로는 현장 통제를 제대로 하지 못한 데 대해 분명한 책임을 지고 대오각성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