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마른 하늘에 날벼락… 獨·佛·폴란드서 한날 사고

입력 2016-05-29 19:41 수정 2016-05-29 19:50
프랑스 파리 몽소공원 정문 인근에 28일(현지시간) 갑작스런 벼락에 발생한 피해 부상자 구조를 위해 소방차가 출동해 있다. AP뉴시스

주말 동안 유럽에 난데없는 ‘날벼락’이 몰아쳐 어른 1명이 숨지고 어린이 수십명이 다쳤다. 독일 일간 도이체빌레는 서부 라인란트팔츠주 홉스타에드텐에서 28일(현지시간) 유소년 축구 경기가 벌어지던 경기장에 벼락이 떨어져 어린이 30명을 포함해 35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특히 심판은 벼락에 직접 맞아 중상을 입고 헬기로 수송됐다. 다른 어른 2명도 심각하게 다쳐 구급차로 병원에 옮겨졌다. 9∼11세 피해 어린이 30명은 심장박동이 불규칙해지는 증상을 보였다.

같은 날 프랑스 파리에서도 어린이들이 벼락에 맞았다. 일간 르피가로는 파리 북서부 몽소공원에서 생일잔치를 벌이던 9세가량의 어린이 8명과 어른 3명이 갑작스레 폭풍이 몰아치자 나무 밑으로 피했다가 벼락을 맞았다고 전했다. 비번인 날 우연히 근처를 산책하던 소방관 파스칼 그레미에가 이들을 발견하고 응급조치한 덕에 사망자는 없었다. 발견 당시 이들은 나무 아래에 움직임 없이 쓰러져 있었다. 파리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 중 어린이 4명과 어른 2명이 크게 다쳐 병원에서 치료하고 있다.

폴란드 남부에서는 사망자가 나왔다. 도이체빌레는 폴란드 바비야고라산에서 내려오던 40대 남성 1명이 벼락에 맞아 목숨을 잃었다고 전했다. 당시 현장에 있던 3명도 벼락에 부상했다.

목격자에 따르면 사고가 난 지역에서는 대부분 맑은 날씨였다가 갑작스레 폭풍이 몰아치며 벼락이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유럽 북서부에 걸쳐 있던 고온다습한 기류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영국 BBC방송은 기상청 관계자를 인용해 “뜨겁고 습한 기류가 상승하면서 온도가 떨어져 대기가 불안정해졌다”며 “당시 기온이 25도 이상으로 높아 폭풍이 급속도로 형성됐다”고 보도했다. 이어 “평소보다 훨씬 광범위한 지역에 걸쳐 같은 현상이 일어났다”며 “주말이라 많은 사람이 야외에서 여가활동을 벌였던 것도 사고가 커진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월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