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즈 만들고 소나기도 맞고… “농촌체험 신나요”

입력 2016-05-29 20:56
전국 소년소녀가정연합 소속 그룹홈 가족들이 28일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양평치즈체험마을을 방문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 제공
그룹홈 가족들이 직접 만든 피자 등을 곁들여 점심을 즐기고 있다.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 제공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양평치즈체험마을에 28일 귀한 손님들이 찾아왔다. 소규모 시설에서 지내는 어린이·청소년들과 이들을 친자식·손주처럼 돌보며 함께 지내는 ‘원장’(관리모) 등 전국소년소녀가정연합 소속 그룹홈 가족 29명이었다.

이날 나들이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주최하고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이 주관하는 ‘해피버스데이(HappyBusday)’의 올해 다섯 번째 일정이다. ‘행복을 싣고 달리는 농촌체험 버스’라는 뜻을 담은 해피버스데이는 6차 산업으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는 농촌마을을 찾아가는 무료 농업·농촌체험 프로그램으로 농식품부가 2013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6차 산업은 농산물(1차)과 가공식품(2차)을 직접 판매하고 여기에 관광·교육·문화 서비스(3차)를 연계시켜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새로운 농촌 모델이다.

오전 10시30분쯤 마을에 도착한 그룹홈 가족들은 먼저 치즈 만드는 체험을 했다. 치즈 제조법에 대한 설명을 들은 후 4∼6명씩 팀을 이뤄 치즈를 만들었다. 그릇에 담긴 덩어리 형태의 원료인 커드가 녹아 반죽이 되고 보자기처럼 활짝 펼쳐지자 아이들은 감탄사를 연발했다. 다음에는 치즈를 곁들인 피자를 만들었다. 이어 직접 만든 피자와 마을에서 제공한 치즈오븐스파게티, 돈가스 등을 곁들여 다함께 점심식사를 했다.

서울 구로에서 온 정이든(7)양은 “말랑말랑한 치즈를 만드는 것도 재미있었는데 직접 만든 피자까지 먹으니 좋다”며 활짝 웃었다.

식사 후에는 뻥튀기, 굴렁쇠 굴리기, 제기차기 등을 체험하고 산양 먹이주기, 비눗방울 놀이, 잔디썰매 타기를 즐겼다. 이어 자신들이 만든 치즈가 담긴 작은 통을 하나씩 챙겨 들고 인근 ‘황순원문학촌 소나기마을’로 이동했다. 소설 ‘소나기’의 배경을 재현한 이 마을에는 황순원문학관과 작가의 묘역 등이 있다. 문학관에서 작가의 친필원고 등 유품과 소나기마을 모형 등을 둘러본 후 소나기광장에서 노즐을 이용해 인공적으로 만든 소나기도 실컷 체험했다. 관리모 김성희(65·경기도 안성시)씨는 “그룹홈 가족들과 함께 농촌마을을 찾아 즐거운 추억을 만들 수 있어 행복했다”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해피버스데이를 올해 45회로 늘려 11월까지 매주 목·금요일 전국의 농촌마을을 순회하며 진행한다. 6월 2일에는 경기도 파주 모산목장, 3일에는 양평 별내마을, 9일에는 충남 아산 외암민속마을(9일)을 방문한다.

블로그(happybusday.tistory.com)에서 신청한 시민들 중 매회 약 30명의 참가자를 선정한다. 이번 그룹홈처럼 다문화가정, 퇴역군인, 외신기자단, 새터민, 외국인 유학생 등을 위한 특별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라동철 선임기자 rdch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