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중한 생명을 두 번이나 건지게 됐어요. 정말 감사드립니다.”
국내 유일 심장병 전문병원인 세종병원(이사장 박진식)과 한 조선족 환자의 남다른 이야기가 화제가 되고 있다. 강수월(32·여)씨는 여섯 살 때 여의도 순복음교회 후원으로 세종병원에서 무료심장수술을 받고 새 생명을 얻었다. 그가 27년 만에 2세를 낳기 위해 한국을 찾아 지난 4월 말 세종병원에서 첫 딸을 순산했다.
세종병원 측은 30일 “(강씨가) 자신이 새 삶을 얻은, 고마운 병원에서 또 다시 소중한 새 생명을 얻게 됐다며 무척 기뻐하고 있다”고 전했다. 세종병원은 강씨에게 축하와 감사의 인사를 건넸고, 아기 탄생을 축하하는 꽃다발과 아기 옷을 선물했다.
강씨와 세종병원은 1989년 처음 만났다. 당시 중국에 살던 강씨는 여의도 순복음교회의 심장병 어린이 진료비 지원 사업 대상자로 선정됐다. 중국과 우리나라가 수교를 맺기 전이라 그는 홍콩을 거쳐 어렵게 입국했었다. 세종병원에서 무료수술을 받은 강씨는 ‘제2의 생명’을 얻었다.
1989년은 세종병원에도 뜻 깊은 해이다. 이 해에 해외 어린이 심장병 환자 무료수술 사업을 본격화했다. 세종병원이 강씨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무료수술로 살린 심장병 어린이 수는 27개국 1400여명에 이른다.
권정복 세종병원 간호1부장은 “해외 심장병 어린이 무료수술 1000명 기념식 때도 (강씨가) 와서 자리를 빛내주었는데, 이렇게 출산을 위해 다시 찾아줘 더욱 반갑다”고 말했다. 박진식 세종병원 이사장은 “강씨는 세종병원 의료나눔활동의 산 증인이나 다름없다”며 “엄마도 아기도 모두 건강하길 바란다”고 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심장수술받은 조선족 강수월씨 “한 병원서 새 생명 두 번이나 선물받아”
입력 2016-05-30 20: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