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투수가 내 믿음에 감동을 던졌습니다”

입력 2016-05-27 20:59
무대는 늘 화려하다. 스포트라이트에 희열을 느끼기도 한다. 세상은 나를 중심으로 시작되는 것 같다. 대중은 나를 갈구한다. 그러나 무대에서 내려왔을 때 엄습한 공허는 늘 갈증을 유발한다. “하나님이여 사슴이 시냇물 찾기에 갈급함 같이 내 영혼이 주를 찾기에 갈급하니이다.”(시 42:1)

하나님에게 받은 달란트로 대중에게 감동을 전하는 크리스천 연예인들. 그들은 화려하게만 보이는 무대 뒤에서 누구에게 위로를 받을까. 예배와 말씀을 통해서뿐만 아니라 신앙의 멘토를 통해 새 힘을 얻고 있었다. 교회언니들의 신앙의 나침반은 4인4색이다.

배우 정나온 - 서울 청파감리교회 김기석 목사

“천국에 없는 게 뭐가 있을까요? 아마도 천국엔 숫자가 없을 것 같아요. 1등, 2등…비교도 없겠지요.”

배우 정나온(40)이 존경하는 사람은 서울 용산구 청파감리교회 김기석 담임목사였다. 정나온은 김 목사가 들려준 천국의 숫자 이야기를 전했다. 정나온은 김 목사와 CBS ‘성서학당’에 출연하고 있다. “목사님은 방송을 통해서 보이는 모습과 실제 삶이 똑같은 분”이라며 “시인이기도 한 목사님은 문학을 좋아하고 인문학 강의도 한다. 지성인이면서 실제 삶은 굉장히 소탈하고 소박하다”고 말했다.

청파감리교회에서 30년 넘게 시무하고 있는 김 목사는 시, 문학, 동서고전을 자유로이 넘나드는 글쓰기를 선보이며 다수의 책을 출간했다.

“목사님에게 꿈이 뭐냐고 물은 적이 있다”며 “햇빛 바른 양지에 의자 하나 두고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을 쳐다보고 싶다고 했다. 현대는 굉장히 경쟁구도이고, 우리는 각자 높아지길 원하고 이름이 드러나길 원하는데 그걸 넘어선 분”이라고 했다.

또 “지위가 높은 사람이든 그렇지 않은 사람이든 먼저 인사를 한다”며 “귀를 열고 사람들의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들어주시는 따뜻한 목회자”라고 말했다.

정나온은 지난 1일 막을 내린 기독교 창작뮤지컬 ‘갈릴리로 가요’에 출연했다. 기독교인터넷방송 ‘와우CCM’의 진행자로도 5년째 섬기고 있다.

1995년 SBS 공채 5기 탤런트로 데뷔한 정나온은 하반기 영화 ‘눈발’ ‘천화’의 개봉을 앞두고 있다.

가수 배다해 - 가수 선우·이민영 지휘자·최철기 집사

가수 배다해(33)에게 세 명의 멘토가 있다. 가수 선우와 분당지구촌교회 이민영 지휘자, 최철기 집사다.

배다해는 “신앙적인 것을 나누는 첫 번째 사람이 선우”라며 “말씀 문자를 주고받고, 일상 속에서 느끼는 사소한 것들도 이야기한다. 급하게 중보기도가 필요할 때도 가장 먼저 연락한다”고 말했다. 이어 “선우는 하나님께 전적으로 의존하고, 모든 것을 다 맡긴다. 옆에서 보면서 도전을 받는다. 서로에게 신앙적 자극이 많이 된다”고 덧붙였다.

이민영 지휘자에 대해선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성가대를 했는데 그때 만났다”며 “영적으로 통한다고 해야 할까. 누구한테 이야기를 못할 정도로 심각하게 갈등을 할 때면 느닷없이 응원의 문자가 온다”고 전했다. “연예계 활동엔 인내와 고통이 당연히 수반된다며 나약해지지 않게 중심을 잡아준다”고 치켜세웠다.

최철기(경기도 용인 초이스이비인후과 의사) 집사. “성가대를 하면서 만났는데 주치의라고 할 정도로 제 목을 책임져 주는 분”이라며 “집사님은 제가 고등학교 때부터 제 건강을 돌봐주셨으며 가수가 된 후 특히 제 기관지 상태를 정확히 진단해주셔서 감사하다”라고 했다.

연세대학교 성악과를 졸업한 배다해는 2010년 KBS 2TV ‘남자의 자격’에 출연해 주목 받았다. 올해 뮤지컬 ‘벽을 뚫는 남자’의 여주인공으로 무대에 섰고, KBS 2TV ‘불후의 명곡’에 출연했다.

배우 황인영 - 분당만나교회 김병삼 목사

배우 황인영(38)은 분당만나교회 김병삼 담임목사의 인간적인 면을 닮고자 한다. “만나교회가 집 근처에 있어서 10년 넘게 다니고 있다”며 “1년에 두 차례 있는 새벽기도회를 특히 좋아한다. 큰 은혜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인간적으로 나약함이 있을 수 있는데 김 목사님은 그런 부분을 감추지 않고 솔직하게 성도들에게 이야기 해준다”고 전했다. 이어 “하나님 앞에 바로 서기 위해 애쓰는 삶을 설교 예화를 통해 재미있게 들려준다”며 “다가가기 어려운 큰 교회 담임목사의 이미지가 아니고 친근하게 느껴져서 좋다”고 덧붙였다.

두 사람은 지난해 9월부터 CTS 기독교TV ‘고민있수다’의 진행자로 호흡을 맞추고 있다. “제가 어릴 때부터 연예계 활동을 해서 삶의 지혜가 부족한데 김 목사님께서 성경을 바탕으로 한 지혜의 말씀을 해 주실 때면 삶의 스승을 가까이 모시는 것 같아 저절로 어깨가 으쓱해진다”고 감동했다.

그는 또 “이 프로그램을 통해 돈을 받고 과외 받는 느낌”이라며 “시청자들의 사연뿐만 아니라 자연스럽게 내 이야기도 함께 나누게 된다. 실질적인 문제를 목사님이 상담해주니까 좋다. ‘고민있수다’를 하면서 주일 설교 듣는 것 이상의 삶의 지혜를 얻는다”고 말했다. 김경란 김수용 심에스더도 함께 출연한다.

1999년 영화 ‘댄스댄스’로 데뷔한 황인영은 지난 3월 종영한 KBS 2TV 드라마 ‘무림학교’에 출연했다.

현재 세종대학교 디지털콘텐츠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또한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공연예술 전공으로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배우 이아린 - LA 다저스 투수 클레이튼 커쇼

배우 이아린(32)은 신앙의 나침반으로 현역 최고의 투수 클레이튼 커쇼(LA 다저스)를 꼽았다. 이아린은 “제 삶에 많은 도전을 주는 사람이 클레이튼 커쇼”라며 “그는 열심히 야구를 해서 돈을 벌고 그걸로 아프리카에 가서 학교를 짓고 선교를 한다. 굉장히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독실한 크리스천인 클레이튼 커쇼는 2010년 신혼여행지로 아프리카 잠비아를 택해 봉사활동을 했다. 이후 클레이튼 커쇼와 그의 아내는 잠비아 수도 루사카에 ‘희망의 집’을 지었다. 매년 시즌이 끝나면 이곳을 방문해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또한 삼진 하나를 잡을 때마다 500달러를 적립해 잠비아 어린이들의 교육사업에 보태고 있다.

이아린도 신혼여행으로 봉사활동을 택했다. 그는 지난해 세 살 연상의 조윤혁 목사와 결혼했다. “하나님이 가장 큰 축복인 가정을 주셨어요. 주님께 받은 사랑을 나누고 싶었고 남편과 상의한 끝에 러시아·중국으로 가서 탈북민을 섬기고 돌아왔습니다.”

홀어머니 아래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커쇼도 생활 형편이 어려웠다. 이아린도 가난한 환경에서 자랐다. “어려운 삶이 어떤 것인지 누구보다 잘 안다. 제가 사랑하는 연기자의 일을 열심히 해서 그 번 돈으로 이웃들에게 힘이 되고 싶다”고 전했다.

중앙대 연극영화학과를 졸업한 이아린은 지난해 SBS 드라마 ‘너를 사랑한 시간’, JTBC 예능 ‘연쇄쇼핑가족’에 출연했다.

조경이 기자 rooker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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