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유럽연합(EU) 탈퇴(Brexit·브렉시트)가 이슈가 되는 것과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바람이 불고 있는 것에는 공통적으로 저소득 중장년층의 분노가 깔려 있다고 NH투자증권이 분석했다.
NH투자증권 안기태 연구원은 27일 ‘아저씨가 화난 이유’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브렉시트와 트럼프 선호 현상은 납세 부담이 적은 대신 사회보장 기반이 약한 영·미의 사회 시스템이 원활하게 작동되지 않는 상황에서 타격이 큰 계층이 불만을 표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다음달 23일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앞둔 영국에서 고소득층과 청년층은 EU 잔류를 선호(브렉시트 반대)하는 반면 저소득층과 고령층은 브렉시트에 찬성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영국의 65세 이상 인구 가운데 일하는 사람 비율이 10년 전에는 6.6%였다가 현재 10%를 넘어섰다. 과거와 달리 연금만으로는 생활이 어려워 어쩔 수 없이 일을 해야 하는 은퇴자가 많아진 것이다. “나이가 들어서도 쉬지 못하는 형편인데, 나라가 EU에 남아 그리스를 돕고 이민자들까지 먹여 살리는 게 온당하냐”는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다.
주택 임대료 상승 등으로 부모에 얹혀 사는 자녀들(캥거루족)이 늘어나는 현상도 영·미에서 공통적이다. 이것 역시 부모 세대의 스트레스를 높이는 요인이다.
미국에서 트럼프를 공화당 대선 후보로 만든 계층은 50대 이상, 저학력의 블루칼라 백인들이다. 경기 회복 둔화로 많은 이들의 살림살이가 나아지지 않아 정권교체 열망이 커진 데다 트럼프의 반(反)이민 정책이 가난한 백인들의 구미에 딱 들어맞았다.천지우 기자
[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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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트럼프 열풍 뒤엔 ‘화난 아저씨’ 있다”
입력 2016-05-27 19:34 수정 2016-05-27 19: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