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서 미래 불확실한 손흥민… 몸값·올림픽에 발목 잡히나

입력 2016-05-27 19:06

올림픽 도전을 선언한 손흥민(24·토트넘 홋스퍼·사진)이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에서의 미래를 장담할 수 없게 됐다.

미국 스포츠채널 ESPN은 27일 유럽축구의 휴식기간인 올여름 토트넘에서 떠날 수 있는 5명의 선수들 중 1순위로 손흥민을 지목했다. 이 매체는 “토트넘이 2015-2016 프리미어리그 최종 38라운드에서 뉴캐슬 유나이티드에 1대 5로 치욕적인 패배를 당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44·아르헨티나) 감독은 이 경기를 마치고 선수단 구성에 의문을 품으면서 올여름 전력 보강을 다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살생부’에 가까운 이 명단을 작성했다.

전력 보강은 역설적으로 부진한 선수에 대한 퇴출을 의미한다. 토트넘은 최근 5년의 이적시장에서 사실상 유일하게 이윤을 남긴 빅클럽이다. 2013년 9월 가레스 베일(27·웨일스)을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로 팔고 유럽축구 사상 최고 이적료인 1억 유로(1321억원)를 챙긴 팀이 바로 토트넘이다. 그만큼 선수 방출과 영입에서 주도면밀하고 계산적이라는 의미다.

ESPN은 토트넘의 방출 대상 5인방으로 공격수 손흥민, 미드필더 라이언 메이슨(24), 알렉스 프리차드(23), 나빌 벤탈렙(22·프랑스), 수비수 디안드레 예들린(23·미국)을 지목했다. 여기서 손흥민이 가장 먼저 이름을 올렸다.

이 매체는 “토트넘이 지난여름 독일 레버쿠젠에 2200만 파운드를 지불하고 영입한 손흥민은 가치를 증명하기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며 “지난해 9월 부상으로 완벽한 몸 상태를 갖추지 못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28경기를 소화했지만 풀타임은 단 1경기뿐이었다”고 설명했다.

손흥민은 지난해 8월 토트넘에 입단하면서 프리미어리그에 데뷔했다. 그의 이적료로 책정된 2200만 파운드(381억원)는 아시아 선수 사상 최고 몸값이다. 당시 환율을 적용하면 한화로 400억원이었다.

이런 몸값에 비해 활약은 미미했다.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정규시간 종료 직전에 투입돼 고작 5분 안팎을 뛴 경기가 많았다. 한 시즌 동안 8골을 넣었다. 리그에선 4골이다.

2016 리우올림픽 출전도 발목을 잡을 요소다. 손흥민은 한국 올림픽 축구대표팀의 와일드카드로 출전한다. 신태용(46) 올림픽대표팀 감독은 와일드카드 3명 중 유일하게 손흥민의 합류만 확정했다. 올림픽 기간은 오는 8월 5∼21일이다. 다음 시즌 프리미어리그 개막은 8월 초순. 올림픽 일정과 겹쳐 손흥민의 결장이 불가피하다.

이 매체는 “손흥민이 올여름 휴식보다 올림픽 출전을 원하고 있다. 한국에선 올림픽 메달을 획득하면 약 2년의 군 복무를 면제받을 수 있다”며 “올림픽 출전으로 토트넘의 프리시즌, 다음 시즌 프리미어리그 개막 일정에 참여할 수 없는 점은 포체티노 감독 체제에 녹아들길 원하는 손흥민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철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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