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어선·단속정 서해 NLL 침범… 해군 함포 5발 경고사격에 돌아가

입력 2016-05-27 18:30 수정 2016-05-27 18:34

북한 어선과 단속정이 27일 오전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했다가 우리 군의 경고사격을 받고 북쪽으로 돌아갔다. 합동참모본부는 “오전 7시30분쯤 북한 어선과 단속정이 각각 1척씩 서해 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NLL을 700∼800m 침범했다”고 밝혔다.

북한 어선이 먼저 NLL을 침범했고 단속정이 뒤따라 넘어왔다. 북한 어선과 단속정은 오전 7시38분쯤 북쪽으로 돌아갔다. 해군은 북한 어선에 이어 단속정이 NLL에 접근하자 경고통신을 보냈다. 이어 NLL을 침범하자 다시 한번 경고방송을 한 뒤 40㎜ 함포 5발로 경고사격을 했다.

올 들어 북한 선박이 서해 NLL을 침범한 것은 두 번째이다.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다음 날인 2월 8일 북한 경비정이 NLL을 넘어오기도 했다.

군은 이번 침범이 우발적인 것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날 NLL 인근 날씨가 좋지 않아 우리 어선처럼 위치확인장비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 북한 어선이 월선했을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어선을 통제하는 단속정이 뒤따라 온 것도 이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우리 군 대비태세를 살펴보고 국지도발 명분 축적을 위한 의도적인 행동이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북한은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남측에 적극적으로 대화를 제의하고 있지만 ‘화전양면’ 전략을 구사해 동시에 국지도발을 준비하고 있을 수도 있다.

북한 어선이나 단속정의 잦은 NLL 침범으로 우리 군 긴장감과 피로도를 높이고 과도한 경고사격을 유도한 뒤 정당방위로 대응한 것처럼 무력충돌을 일으킬 개연성도 있다. 서해 NLL 해역 북한군 해안포와 경비정이 현재 높은 수준의 작전태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경고사격을 우리 군의 호전성을 선전하는 기회로 삼아 남북한 긴장의 책임을 남쪽에 전가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꽃게철을 맞아 북한과 중국 어선의 조업이 활발해지면서 서해 NLL 해역의 긴장감이 높아진 상태이다.

합참은 “북한군 동향에 대한 감시·정찰을 강화한 상태”라며 “도발에 대한 만반의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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