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를 국빈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하일레마리암 데살렌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간 군사협력을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
박 대통령은 특히 “북한의 핵 개발은 동북아는 물론 세계평화에 대한 심각한 위협으로 결코 용납해선 안 된다”며 “지금은 국제사회가 단합해 북한에 핵 포기 없이 미래가 없다는 점을 인식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하일레마리암 에티오피아 총리는 이에 대해 “한반도의 불안정을 초래하는 북한의 무책임한 행동에 대해 에티오피아는 한국과 같은 편이고 늘 함께하겠다”며 “에티오피아는 과거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한반도 비핵화를 지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에티오피아가 가진 영향력을 활용해 아프리카의 다른 국가들도 한반도 비핵화를 지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유엔 안보리 결의도 그 취지에 따라 문안대로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했다.
두 정상은 이와 함께 외교·국방 분야 협력과 관련한 양해각서(MOU) 3건을 체결했다. 양국은 앞으로 본격적인 군사협력에 나설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그동안 북한과 우호적 관계에 있었던 에티오피아와의 군사 협력은 그 자체로 대북 압박 효과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에티오피아는 6·25전쟁 당시 아프리카에서는 유일하게 우리나라에 지상군을 파견한 국가다. 그러나 사회주의 군사정권 시절인 1975년 북한과 외교관계를 수립한 뒤 북한과도 가까운 관계를 유지해 왔다. 북한과 에티오피아는 그동안 군수물자 무상지원 협정, 방위산업 협력 협정을 각각 체결하는 등 최근까지도 군수 분야에서 협력해 왔다.
이번 군사협력을 계기로 북한과 에티오피아의 군사협력이 재추진될 가능성이 사전에 차단될 것으로 청와대는 기대하고 있다. 박 대통령의 아프리카 순방에 황인무 국방부 차관이 이례적으로 수행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핵실험에 따른 국제적 대북 압박에 이들 국가의 적극적 동참을 유도한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박 대통령과 하일레마리암 총리는 이와 함께 양국 간 유엔 평화유지활동(PKO) 협력도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 우리나라는 유엔 평화유지활동에 레바논, 남수단, 코트디부아르 등지에 6개 임무단 총 600여명을 파병 중이고, 에티오피아 역시 세계 최대의 PKO 파병국인 공통점을 가진 만큼 양국 간 협력 확대 여지가 큰 상황이다.
아울러 박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에티오피아가 엘니뇨 현상으로 50년 만에 최악의 가뭄피해를 겪은 것과 관련해 100만 달러를 지원하기로 했다. 박 대통령은 마지막 일정으로 총리 주최 국빈 만찬에 참석했다. 만찬에는 에티오피아 정·재계 인사와 아프리카연합(AU) 주요 인사 등 350명이 참석했다.
아디스아바바=남혁상 기자
[정치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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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무책임한 행동에 한국과 늘 함께 대처할 것”에티오피아 하일레마리암 총리
입력 2016-05-26 23:11 수정 2016-05-27 0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