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세력 빅텐트’론을 펼치고 있는 정의화 국회의장이 26일 ‘새 한국의 비전’ 창립기념식을 갖고 제2의 정치활동을 시작했다. 이 싱크탱크가 협치의 플랫폼이 돼 신당 창당으로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
정 의장은 국회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싱크탱크 출범은 내년 대선을 위해서가 아니라 대한민국을 대국(大國)으로 발전시키는 일에 힘을 보태려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자신의 행보를 대선 출마와 연관짓는 시선을 오해라고 반박한 것이다. 전날 국회의장 퇴임 기자회견에서 했던 ‘지불가만’(志不可滿·바라는 바를 남김없이 채워선 안 된다)이라는 말을 또 한번 인용해 “제가 얼마나 부족하고 역량이 떨어지는 사람인지 잘 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도 “새로운 리더십을 갖춘 새로운 정치 세력이 필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새 한국의 비전에 창립 회원으로 참여한 인사들을 보면 정 의장이 밝힌 “정파를 넘어서는 중도세력” 구상과 맥이 닿아 있다. 새누리당 원조 소장파인 ‘남원정’(남경필·원희룡·정병국)의 멤버였던 정 의원과 최근 혁신위원장에 내정됐다 사퇴한 김용태 의원 등이 이름을 올렸다. 공천 탈락에 반발해 탈당한 유승민계 권은희 류성걸 조해진 의원도 합류했다. 당적을 옮긴 더불어민주당 진영 의원과 우윤근 의원, 국민의당 김동철 의원도 동참했다.
정 의장의 정치 실험이 성공할지에 대해선 관측이 엇갈린다. 그의 정치적 영향력이나 기반이 다른 대권 주자들에 비해 약하다는 점은 한계로 꼽힌다. 참여 인사들을 하나로 묶을 가치나 지향점도 아직까지는 뚜렷하지 않다. 정 의장과 함께 19대 국회 후반기 부의장을 지낸 새누리당 정갑윤 의원은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대권을 염두에 둔 행보로 권력욕에 지나지 않는다”고 혹평했다.
반면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정계 개편이 본격화되면 상당한 파괴력을 가질 것이란 평가도 있다.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나 정계 복귀설이 흘러나오는 손학규 전 더민주 상임고문 등 특정 세력과의 연대·결합 가능성도 열려 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
[정치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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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화, 대권 행보 시동
입력 2016-05-26 18:30 수정 2016-05-26 21: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