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총장님 사인 좀!”… 제주포럼 스타로

입력 2016-05-26 20:12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26일 전현직 외교부 간부들과 함께 제주 롯데호텔에서 조찬을 하며 방한 둘째 날 일정을 시작했다. 조찬에는 공로명 송민순 김성환 등 전직 외교수장과 임성남 외교부 1차관, 주철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등이 참석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나경원 새누리당 의원도 자리를 함께했다.

조찬에선 자연스럽게 반 총장의 전날 관훈클럽 발언이 화제에 올랐다. 나 의원은 조찬 후 기자들과 만나 “반 총장이 어제 관훈클럽에서 한 얘기가 너무 과잉 해석된 것 같다고 했다”면서 “(언론에) 바로 대선 출마를 결심한 듯 많이 보도됐는데 확대 해석됐다고 했다”고 했다. 유엔 사무총장 임기가 끝나면 서울 동작구 자택으로 돌아가겠다는 얘기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반 총장은 이후 제주국제컨벤션센터로 이동해 10여분간 기조연설을 했다. 연설을 마치고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 전 일본 총리의 기조연설이 이어졌지만 반 총장은 곧바로 자리를 떠났다. 황교안 국무총리 면담을 위해서였다. 30여분간 진행된 면담에서 두 사람은 한국 정부와 유엔 간 협력 문제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총리실이 밝혔다.

반 총장은 이번 제주포럼의 ‘대스타’였다. 반 총장은 황 총리 면담을 마치고 나오던 중 기자들이 “한 말씀만 여쭙겠다”고 하자 고개를 저으며 돌아서려 했다. 하지만 어린 학생들이 몰려들어 “반 총장님, 사인 좀 해주세요”라고 소리치자 잠시 망설이더니 학생들이 내민 행사 자료집 앞표지에 ‘반기문’이라고 한글로 썼다. 외빈들이 반 총장 사진이 새겨진 현수막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도 자주 보였다.

하지만 일부 참가자들 사이에선 불만도 없지 않았다. 반 총장이 참석하면서 모든 관심이 그에게 쏠려 정작 제주포럼 행사의 취지가 전혀 주목받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한 참가자는 “왜들 그렇게 반 총장에게만 관심을 갖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반 총장은 제주도에서 모든 일정을 마치고 오후 4시 제주공항을 통해 일본으로 떠났다.서귀포=조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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