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와 진보를 망라한 영국 정치인이 ‘여성혐오’ 퇴출에 힘을 모았다. SNS를 비롯한 온라인에서의 여성혐오 발언 실태를 고발해 사회적 논의를 이끌겠다는 운동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노동당 이베트 쿠퍼(46)·제스 필립스(35) 의원, 보수당 마리아 밀러(52) 의원, 자유민주당 조 스윈슨(36) 전 의원 등 여성 정치인이 ‘인터넷을 되찾자(Reclaim the Internet)’ 캠페인을 벌인다고 25일(현지시간) 전했다. 이들은 26일부터 인권단체, 경찰, 노조의 도움으로 온라인 피해자 상담소도 운영한다.
동시에 최근 온라인에 여성혐오 정서가 얼마나 만연했는지를 보여주는 연구결과도 발표했다. 영국 싱크탱크 데모스가 지난달 말부터 3주 동안 조사한 결과 영국인 약 6500명이 트위터에서 ‘걸레(slut)’ ‘창녀(whore)’가 들어간 여성혐오 발언을 1만 차례 들어야 했다.
전 세계적으로는 같은 기간 트위터에서 여성혐오 발언 20만건이 약 8만명에게 향했다. 이 중 절반 이상은 여성이 같은 여성에게 쏟아낸 것이었다. 여성 스스로도 여성혐오를 내면화하고 있다는 의미다. 가장 많은 여성혐오 발언을 들은 이는 힙합가수 아젤리아 뱅크스와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꼽혔다.
쿠퍼 의원은 “1970년대 영국에서 여성 성범죄를 반대하며 벌였던 ‘밤을 되찾자(reclaim the night)’ 운동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그는 “40년 전 영국 여성은 길거리에서 성폭력을 없애기 위해 나섰다”면서 “이제 우리의 길거리는 인터넷”이라고 강조했다.
영국에서는 최근 온라인 혐오발언의 심각성이 사회문제로 떠올랐다. 가디언이 2006년부터 웹사이트에 달린 댓글 약 7000만건을 분석해 가장 많이 공격받은 필자 10명을 추린 결과 8명이 여성, 2명이 흑인 남성이었다. 가장 적게 공격받은 10명은 모두 백인 남성이었다.
데모스의 알렉스 크라소돔스키존스 조사관은 “새로운 소통의 장인 온라인 공간은 인간의 가장 추악한 면이 부딪히는 전장이기도 하다”고 평가했다.
조효석 기자
[월드뉴스]
☞
☞
☞
☞
☞
“여성의 온라인 안전 보장돼야” 英정치권 ‘여혐 퇴치’ 캠페인
입력 2016-05-26 21:29 수정 2016-05-26 21: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