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男心 잡아라… 쇼핑+문화 공간 잇따라

입력 2016-05-27 04:49
서울 강남구에 26일 문을 연 르꼬끄 스포르티브의 사이클 전문 카페 ‘바운더리’(왼쪽 사진). 오른쪽은 피규어, 남성 가전, 오락기기 등을 체험하며 쇼핑할 수 있는 이마트 ‘일렉트로마트’ 판교점 모습. 각 업체 제공

남성 소비자들이 쇼핑 ‘큰손’으로 새롭게 떠오르면서 이들의 관심사를 결합한 복합 문화 쇼핑 공간이 확대되고 있다. 쇼핑뿐 아니라 스포츠·취미에 대한 전반적인 정보도 함께 제공해 자연스럽게 잠재 고객으로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스포츠 의류 브랜드 르꼬끄 스포르티브는 브랜드 컨설팅업체인 JOH와 함께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사이클 라이더를 위한 카페 ‘바운더리’를 26일 열었다. 벽돌 디자인의 외관은 여느 카페와 다를 것이 없지만 곳곳에 자전거 정비를 위한 기구들이 눈에 띄어 다른 카페들과 달랐다. 안으로 들어서자 사이클 복장을 한 남성 소비자들이 눈에 띄었다. 이들은 자전거를 카페 안까지 들여와 거치대에 ‘주차’한 뒤 건강음료를 시키며 바이크 관련 용품을 둘러봤다.

르꼬끄 스포르티브는 세계적인 사이클 이벤트인 ‘투르 드 프랑스’ 공식 후원사인 만큼 전문 공간을 두고 사이클을 즐기는 남성 소비자들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카페 곳곳에는 사이클 복장, 신발 등 국내에서 볼 수 없는 제품들이 전시돼 있고 제품을 직접 입어볼 수 있는 피팅룸도 있었다. 자전거에 올라탔을 때 핏을 볼 수 있도록 피팅룸 내에는 자전거도 설치돼 있었다. 이곳에서는 사이클 전문가들에게 상담을 받고 자전거 정비도 할 수 있다. 사이클을 타면서 마실 수 있는 건강 음료를 플라스틱병으로 내 주는 것도 특징이다.

롯데백화점도 27일 롯데프리미엄아울렛 이천점에 세계 최초로 BMW 모터사이클과 라이딩 의류, 독일 직수입 음료를 함께 선보이는 ‘BMW 모토라드 카페’를 연다. 모터사이클이 남성들의 새로운 취미 활동으로 떠오르면서 관련 용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나자 이들을 위한 공간을 마련했다는 설명이다. 롯데백화점 박상영 남성스포츠부문장은 “남성 고객들이 즐기면서 다양한 쇼핑을 할 수 있도록 남성들만의 공간을 적극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남성들의 관심사로 공간을 꾸민 쇼핑 매장들은 점점 확대되는 추세다. 자신의 외모를 가꾸고 패션에도 신경 쓰는 ‘그루밍족’이 증가하면서 남성 소비자들도 늘어나기 시작했다. 실제로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남성 고객 비중은 2011년 26%에서 2015년 29%로 3%포인트 증가하는 등 매년 늘어나고 있다. 업체들은 체험형 매장을 확대해 쇼핑 공간임을 내세우지 않고도 쇼핑을 유도하는 공간을 늘리고 있다.

이마트는 ‘남성들의 놀이터’라는 콘셉트로 일렉트로마트를 운영중이다. 그동안 마트는 여성 중에서도 주부를 위한 쇼핑 공간이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다양한 전자제품과 피규어, 주류 등을 전면에 배치해 남성 소비자 공략에 나섰다. 지난 2일에는 이마트 전문점으로는 최초로 경기도 판교에 단독 로드숍을 내기도 했다. 일렉트로마트 판교점에는 패션·뷰티 등 다양한 남성 전문 쇼핑 공간이 마련됐고 아웃도어와 스포츠용품, 캠핑, 서핑, 사이클 등 남성들의 취미를 겨냥한 전문 매장들도 폭넓게 구성됐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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