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강남 살인 사건’ 피의자 김모(34)씨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 김씨의 범행 동기를 조현병에 의한 망상으로 결론지었다. 호송차량에 오르기 전 취재진 앞에 선 김씨는 범행을 후회하느냐는 질문에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김씨는 26일 오전 8시30분쯤 검정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서울 서초경찰서를 나서며 취재진 앞에 섰다. 그는 쏟아지는 질문 세례에 입을 다물고 있다가 짧게 답했다. 김씨는 “피해자에게 개인적인 원한이나 감정은 없다. 미안하고 송구스러운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입을 열었다.
범행을 후회하느냐는 질문에는 “잘 모르겠다”고 했다. 후회를 안 하는 것이냐는 질문이 이어지자 “아니다. 저도 인간이니까 나름대로 마음의 그런 부분들은 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이번 사건으로 여성혐오 논란이 커진 데 대해서는 “사람 사는 세상에서 이런 일들이 저 말고도 여러 부분들에서 일어나고 있는데 모르겠다”고 말하며 자리를 떴다.
김씨는 사건 이틀 전 범행을 결심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가 주변에서 일한 적이 있어 이틀 전 장소와 시간대를 정하고 화장실로 향했다”고 설명했다. 여성이 자신을 괴롭힌다는 피해의식에 시달린 김씨는 앞서 화장실을 드나든 남성 6명은 범행 대상으로 선택하지 않았다.
서울중앙지검은 이 사건을 형사3부에 배당하고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김후균 부장검사가 직접 주임검사를 맡아 수사 전 과정을 챙기게 된다. 김수남 검찰총장은 이날 오전 간부회의를 열고 “사건의 동기와 경위를 철저히 수사하라”며 “이런 범행이 재발하지 않도록 실질적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다른 부처와도 적극 협력하라”고 지시했다. 김 총장은 전날 서울 대방동에 위치한 서울시 여성가족재단을 찾아가 시민들이 남긴 피해자 추모 메모를 꼼꼼히 살펴보기도 했다.심희정 노용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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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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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역 묻지마 살인 피의자 “이틀 전 범행 결심”
입력 2016-05-26 18:38 수정 2016-05-26 1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