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정진석 귓속말… ‘충청 대망론’ 논의?

입력 2016-05-26 04:34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오른쪽)이 25일 제주도 서귀포시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주포럼 환영만찬을 마친 뒤 퇴장하면서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귓속말을 나누고 있다. 중앙일보 제공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25일 오후 제주도 서귀포시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주포럼 환영만찬에서 같은 충청 출신인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헤드테이블에 함께 앉았다. 정 원내대표는 만찬 후 기념사진을 찍을 때 반 총장 내외 곁에 있는가 하면 행사장을 떠나면서 두 사람이 귓속말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정 원내대표는 특히 반 총장 방한을 계기로 ‘충청 대망론’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그는 행사 직전 만찬장으로 향하는 에스컬레이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나라가 어려울 때는 충청 출신들이 먼저 떨치고 일어난 사례가 많지 않은가”라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만찬 중 반 총장 옆자리로 옮겨 앉아 5분여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홍문표 새누리당 사무총장 또한 반 총장에게 “(출마 여부를) 물어볼 것이다. 국민이 기대하는데 궁금증을 풀어주고 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도 한몫 거들었다. 그는 “반 총장은 이미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제지도자가 되신 분”이라면서 “반 총장이 결심하고 (대선에) 출마한다면 반드시 당선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 지사는 반 총장이 관훈클럽에서 사실상 출마 선언을 한 것과 관련해서 “온 국민의 관심사니까 저희들도 관심을 갖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제주도에 도착할 당시만 해도 국내 정치와 다소 거리를 두던 기존 태도에서 변하지 않은 듯 보였다. 오후 4시45분쯤 제주공항에 도착한 반 총장은 비행기에서 내린 뒤 별다른 말없이 곧바로 차량에 올라탔다. 이때까지만 해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모습 그대로였다.

제주포럼이 열리는 서귀포에 도착한 뒤에도 마찬가지였다. 반 총장은 관훈클럽 토론이 열린 롯데호텔 입구에서 한 기자가 “한 가지만 여쭙겠다”며 질문하려 하자 손을 저으며 “다음에, 다음에…”라고만 했다. 하지만 관훈클럽 모두발언에서 “마지막으로, 제가 9년간 (유엔 사무총장을 하면서) 많이 느끼고 한국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생각하고 있다”면서 운을 떼더니 잇달아 ‘폭탄발언’을 쏟아냈다.서귀포=조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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