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25일 “남북 간 고위급 대화 채널을 열어놓고 있다”며 북핵 등 남북문제 해결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음을 강조했다.
반 총장은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관훈포럼 초청 토론회에서 “여러분이 왜 북핵 문제를 해결 못했느냐, 북한에 가지 못했느냐는 말을 제게 해 주셨고, 제가 잘 듣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남북 간 대화 채널을 유지해 온 것은 제가 유일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기회가 되면 계속 노력하겠다”고 했다.
반 총장은 대북 인도적 지원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북한이 여러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어 제가 이명박 대통령 때나 박근혜 대통령 때 정치적 문제를 떠나 인도적 문제는 물꼬를 터놓는 것이 좋겠다고 말씀드렸고, 특히 영유아 지원은 해주는 것이 좋겠다고 말씀드려 (한국) 정부 차원에서 동의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북핵 문제나 미사일 발사 시험 문제 등으로 분위기가 좋지 않다”며 “제 생각에는 남북 문제는 숙명이다. 핵 폐기를 위한 대북 압박을 계속 해나가는 과정에서도 인도적 문제를 통해 물꼬를 터서 대화하고 긴장을 완화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제 임기가 7개월 남았지만 남은 임기 중에도 계속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반 총장은 북핵 문제 해결과 남북 평화 형성에 대한 노력이 부족했다는 지적에도 적극 해명했다. 그는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2007년부터 지금까지 나름대로 관심을 갖고 여러 노력을 했다”며 “한 가지 문제는 키프로스 문제는 유엔 안보리가 결의로 제게 문제 해결을 위임했지만 북한 문제는 아직 (유엔 안보리의) 위임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엔의 한반도 문제는 1975년을 끝으로 토의가 끝났고, 1976년에는 유엔에서 한반도 문제를 더 이상 토의하지 않는다는 결정이 났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측과 계속 대화해 왔고, 몇 차례 (북한에) 갈 계기가 있었지만 북한의 태도가 돌변하고, 판문점 방문 하루 전에 취소되고, 지난해도 (북한에) 갈 기회가 상당히 무르익었는데 (북한이) 연기해서 이루지 못했다”고 전했다.
반 총장은 또 자신의 임기 중 유니세프와 유엔 세계식량계획(WFP), 세계보건기구(WHO) 책임자들이 북한을 방문해 원조를 한 사실과 자신의 직속 기관인 유엔 긴급구호기금이 보유하고 있는 수억 달러 규모 자금을 통해 대북 지원을 한 사실 등을 밝히기도 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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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간 고위급 대화채널 열어놓고 있다”… 반기문, 남북문제 해결 노력 강조
입력 2016-05-25 21: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