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각역∼광화문역 지하보행로 뚫렸다

입력 2016-05-25 21:55
시민들이 25일 개통한 서울 광화문역과 KT신사옥, D타워를 연결한 지하보행로를 지나가고 있다. 뉴시스
종각역에서 광화문역까지 지하보행로가 조성돼 종로와 광화문 일대를 지하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게 된다. 또 KT(新), 그랑서울 등 4개 대형빌딩 지하공간이 종각역, 광화문역과 직접 연결돼 지하철 이용객의 접근성이 높아진다.

김영종 종로구청장은 25일 종로구청 앞 청진공원에서 기자설명회를 열어 ‘청진구역 지하보도 설치 및 지상보도 개선사업’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청진동은 조선시대 관영상업중심지인 시전과 ‘피맛길’이 있던 자리로 해장국 등 조선시대 이래 서민의 공간으로 독특한 역사 환경을 간직해온 곳이다.

이번 사업의 가장 획기적인 성과는 청진구역 4개 대형빌딩 지하공간을 연결해 구축한 지하보행로가 1호선 종각역과 5호선 광화문역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광화문역과 연결된 지하보행로는 길이 240m, 면적 2827㎡ 규모로 광화문역에서 KT(新) 지하 1층, D-타워 지하 1층을 거쳐 종로구청과 청진공원까지 연결돼 이날 개통됐다. 종각역과 연결된 지하보행로는 길이 350m, 면적 900㎡로 그랑서울 출입구를 거쳐 타워 8빌딩 지하 1층으로 이어진다. 특히 586억원의 사업비 전액을 민간에서 부담했다. 종로구는 아이디어만 제공하고 행정적인 지원을 했을 뿐이다.

이와 함께 40여년이 지나 노후된 종각역은 승강장층·대합실층 확장, 게이트 증설, 편의시설(에스컬레이터 2기, 엘리베이터 1기) 개선 등 새로 단장했다. 광화문역에도 편의시설(에스컬레이터 2기, 엘리베이터 1기)이 신설됐다. 또 종각역과 광화문역을 잇는 지상보행로가 보행자친화형으로 바뀌었다.

아울러 종로구는 청진동의 옛 모습을 되살리기 위해 지상부에 621년 종로의 역사와 전통을 상징적으로 담은 ‘청진공원’과 공원 내 한옥건축물을 복원해 ‘종로홍보관’을 만들었다. 청진공원은 청진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으로 기부채납된 공원부지에 조성된 것으로 종로의 전통과 역사성을 담기 위해 땅속에 묻혀 있던 주춧돌과 철거된 한옥의 기와를 재활용하고 1900년대 지적도를 찾아 옛 건물터와 191m의 전통담장을 되살렸다. 58.19㎡ 규모의 종로홍보관은 1935년쯤 지어져 ‘ㄷ자형’ 도시한옥 형태를 지니고 있던 구리개 음식점 건물을 복원해 만들었다.

이에 따라 청진동은 초고층 빌딩이 즐비한 현대적인 모습뿐만 아니라 옛 흔적을 품은 청진공원, 전통문양의 보행로가 함께 어우러져 과거, 현재, 미래가 공존하는 역사·문화공간으로 거듭나게 됐다.

김영종 구청장은 “‘청진구역 지하보행로’와 같이 민간투자로 예산을 절감하면서 민·관이 함께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새로운 유형의 도시계획 사업구상이 전국으로 확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