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성폭행 의혹까지… ‘하우스오브카드’ 뺨치는 막장 캠페인

입력 2016-05-25 19:38 수정 2016-05-25 21:14
미국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주자인 도널드 트럼프를 반대하는 이들이 24일(현지시간) 트럼프가 유세를 벌인 뉴멕시코주 앨버커키 컨벤션센터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들은 스페인어로 트럼프를 욕하는 내용의 팻말을 든 채 차량 통행을 막으며 소란을 피웠다. AP뉴시스

미국 대선은 시작 단계인데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와 민주당 후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싸움은 ‘막장’ 수준이다. 상대의 치부를 앞다퉈 드러내며 네거티브 전쟁을 본격화하고 있다.

트럼프는 24일(현지시간) 한 언론 인터뷰에서 1993년 발생한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백악관 법률고문 빈센트 포스터의 자살사건이 “아주 의심스럽다(very fishy)”고 말했다. 그는 “사건을 잘 알지 못해 문제 삼지 않겠지만 타살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발언했다.

포스터는 아칸소주의 로즈법률회사에서 힐러리 클린턴과 함께 일했다. 그는 빌 클린턴이 대통령이 된 뒤 백악관 법률고문으로 임명돼 ‘화이트워터 게이트’에 대응하는 업무를 담당했다. 화이트워터는 클린턴 부부가 친구인 제임스 맥두걸 부부와 함께 1970년대 말 설립한 부동산 개발회사다. 포스터는 백악관에 들어간 지 6개월여 만에 버지니아주의 한 공원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공식 사인은 ‘업무 중압에 따른 자살’이었지만 타살 의혹이 일었다.

트럼프는 빌 클린턴의 성폭행 의혹을 담은 TV 광고도 시작했다. 광고에는 빌 클린턴이 시가를 물고 있는 화면에 캐서린 윌리, 주아니타 보로드릭이라는 여성 2명이 빌 클린턴에게 성폭행당했다고 말하는 장면이 담겼다. 특히 힐러리 클린턴이 웃고 있는 장면은 그가 사건을 알고도 방치한다는 인상을 준다. ‘힐러리 클린턴이 과연 여성을 보호해줄 수 있을까요?’라는 자막도 등장한다.

힐러리 클린턴도 네거티브 캠페인을 시작했다. 그는 “최고의 경제대통령이 되겠다”고 선언한 트럼프의 사업 실패 사례를 끄집어냈다. 지난 23일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서비스노조 연례총회 연설에서는 “트럼프가 운영했던 기업들을 스스로 파산시켰듯 미국 경제도 파산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1990년 뉴저지주 애틀랜틱시티에서 카지노업체 ‘트럼프 타지마할’을 오픈했지만 1년 만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2004년에는 ‘트럼프 호텔 앤드 카지노 리조트’도 파산했다. 힐러리 클린턴은 “트럼프 경제는 더 낮은 임금, 더 적어지는 일자리, 더 많은 빚에 다름 아니다”고 비난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월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