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도된’ G7정상 이세신궁 참배

입력 2016-05-26 04:00 수정 2016-05-26 10:53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각국 정상들이 일본 보수세력의 성지로 불리는 이세(伊勢)신궁(사진) 참배 방식을 놓고 일본 정부와 최종 조율하고 있다.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26일 아베 신조 총리의 안내로 G7 정상들이 이세신궁 내궁의 고쇼덴(御正殿·어정전)을 방문하는 일정을 각국 정부와 조율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정상들이 고쇼덴 내 ‘미카키우치(御垣內)’를 방문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미카키우치에서 하는 참배는 일반 참배와 구별되는 ‘정식 참배’ 또는 ‘특별 참배’로 불린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두 번 고개를 숙여 절하고 두 번 박수를 치는 전통 참배 방법을 요구하지는 않는다고 산케이는 전했다.

그러나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일본 우익의 지지를 얻기 위한 아베 총리의 의도에 이용될 수 있다는 점을 의식, 신궁 방문 자체도 조심스러워하는 입장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24일 “G7 정상들의 이세신궁 방문은 논란이 될 것”이라며 “한국과 중국의 반발을 고려하지 않고 일본 우익세력을 집결시키는 정치적 신호탄”이라고 지적했다.

이세신궁은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곳이 아니라는 점에서 야스쿠니(靖國)신사와는 다르다. 하지만 일본 보수세력이 신성시하는 장소다.

일본의 역대 총리는 매년 새해에 이세신궁을 참배한다. 아베 총리는 2012년 말 2차 정권 출범 후 4년 연속으로 이세신궁을 참배한 뒤 새해 업무를 시작하고 있다. 특히 아베 총리는 2013년 10월 이세신궁의 전통 의식 ‘시키넨센구(式年遷宮)’ 행사에 현직 총리로는 84년 만에 참석해 헌법이 규정한 정교분리 원칙을 위반했다는 논란이 일었다.배병우 선임기자

[관련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