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FC포르투서 입지도 줄었는데… 석현준 ‘올림픽 난민’ 위기

입력 2016-05-25 21:25

석현준(25·FC포르투·사진)이 올림픽 시즌과 겹친 유럽축구 여름 이적시장에서 ‘난민’으로 전락할 위기에 몰렸다. 포르투갈 FC포르투와 석현준의 임대를 논의했던 루마니아 슈테아우아 부쿠레슈티가 영입을 포기했다.

슈테아우아의 지지 베칼리(58) 회장은 25일 루마니아 방송사 디지슈포르트와의 인터뷰에서 “석현준 임대영입 건에 관심을 갖지 않기로 했다”며 “그가 2016 리우올림픽 출전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슈테아우아는 다음달 24일부터 8월 24일까지 열리는 2016-2017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3차 예선에 출전한다. 루마니아 구단 중 유일하게 이 대회에서 우승(1985-1986)했던 ‘왕년 명가’로서 본선 진출을 목표로 3차 예선에 집중할 계획이다.

문제는 올림픽과 겹친 일정이다. 올림픽은 오는 8월 5∼21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다. 슈테아우아가 본선 진출을 확정하기 위해 막판 총력을 기울이고 있을 시기다. 이때부터 합류할 수 없는 석현준은 영입하지 않겠다는 게 슈테아우아 입장이다.

석현준은 한국 올림픽대표팀에서 연령과 상관없이 3명을 선택할 수 있는 와일드카드 후보 중 하나다. 한국 대표팀의 신태용(46) 감독은 손흥민(24·토트넘 홋스퍼)만 와일드카드로 결정했을 뿐 나머지 2명을 선택하지 않았다.

석현준의 올림픽 출전은 미확정 사안이다. 하지만 슈테아우아는 이런 가능성조차 용납지 않고 그를 포기했다.

석현준의 입장에선 비보다. 석현준은 포르투에서 좁아진 입지를 만회하지 못하고 지난 시즌을 마감했다. 리그에서 넣은 13골 중 11골은 비토리아 세투발 소속이었던 시즌 전반기 기록이다. 지난 1월 이적한 포르투에선 겨우 2골을 넣었다. 2009년 네덜란드 아약스를 시작으로 7시즌 동안 7개 팀을 전전했지만 슈테아우아 임대 이적은 그에게 기회일 수 있다.

석현준은 시즌 막판 교체 명단에서까지 빠지고 임대 선수로 나온 여름 이적시장에서 협상할 팀을 찾지 못하면 ‘올림픽 난민’으로 전락할 수 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관련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