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는 알렉스 퍼거슨(75) 감독 시절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0회 우승에 빛나는 명문 중의 명문이었다. 그러나 2013년 7월 퍼거슨 감독이 은퇴한 후 내리막길을 걸었다. 퍼거슨 감독의 뒤를 이어 맨유 사령탑에 오른 데이비드 모예스(53) 감독은 1년도 채우지 못하고 경질됐다. 이후 루이스 판 할(65) 감독이 구원투수로 등판했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2014-2015 시즌 프리미어리그 4위에 턱걸이하더니 2015-2016 시즌 5위로 떨어져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에 실패했다.
맨유가 다음 시즌을 앞두고 뽑아든 회심의 카드는 조세 무리뉴(53) 감독이었다. 무리뉴 감독은 새 판을 짜 명가 재건에 나선다. 영입 1순위는 옛 제자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35)다.
영국 언론은 25일(한국시간) “무리뉴 감독이 판 할 감독의 후임으로 맨유 지휘봉을 잡을 것”이라고 일제히 전했다. 특히 ‘데일리메일’은 “무리뉴 감독은 즐라탄을 1순위로 영입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프랑스 파리 생제르맹을 떠나 자유계약선수가 된 즐라탄은 800만 파운드(약 139억원)의 계약금과 2년 이상의 계약, 20만 파운드(약 3억 5000만원) 이상의 주급을 요구하고 있다.
즐란탄은 무리뉴 감독과 2008-2009 시즌 인터 밀란(이탈리아)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당시 즐라탄은 25골을 터뜨려 세리에 A 득점왕에 올랐다. 다음 시즌 즐라탄이 FC 바르셀로나(스페인)로 이적하면서 둘의 동거는 한 시즌 만에 끝났다. 하지만 이후에도 두 사람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 왔다. 즐라탄은 이번 시즌 38골을 터뜨려 리그앙 득점왕에 올랐다.
즐라탄은 바르셀로나 시절 사이가 좋지 않았던 호셉 과르디올라(45) 감독에게 의자를 던지며 “당신은 무리뉴와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니다”고 욕을 하기도 했다. 무리뉴 감독도 “즐라탄처럼 승리하고자 하는 열망이 강한 사람을 지도하는 것은 매우 쉬운 일”이라며 “그는 나와 함께했던 최고의 선수들 중 한 명”이라고 칭찬했다.
무리뉴 감독은 카림 벤제마(29·레알 마드리드)와 존 스톤스(22·에버튼)의 영입도 추진 중이다. 그는 레알 마드리드 감독 시절 벤제마를 총애했다. 스톤스의 경우 그가 과거부터 눈여겨봐 왔던 수비수다. 또 그는 첼시의 미드필더 네마냐 마티치(28)와 스포르팅 리스본의 주앙 마리우(23)에게도 관심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이 가세한다면 맨유는 완전히 다른 팀이 될 전망이다.
무리뉴 감독이 정식으로 맨유 사령탑으로 부임하면 선수단에 큰 폭의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단 맨유는 마이클 캐릭(35)과의 계약을 연장할 예정이다. 베테랑 미드필더 캐릭의 실력과 경험이 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한 듯하다.
무리뉴 감독은 거침없는 언행으로 선수들을 잘 길들인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그러나 첼시 시절(2013년 6월∼2015년 12월) 선수단 장악에 실패해 성적이 곤두박질친 바람에 결국 경질됐다. 그가 맨유 선수단을 장악하기 위해 맨유의 ‘전설’ 라이언 긱스(43)에게 코치직을 계속 맡길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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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5-25 2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