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튜스 조지 추나카라 CCA총무 “평양은 동양의 예루살렘… 교회가 신뢰 플랫폼 돼야”

입력 2016-05-24 20:43
아시아기독교협의회(CCA) 매튜스 조지 추나카라 총무가 24일 서울 중구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한반도 평화 정착에 대한 교회의 역할에 대해 말하고 있다. NCCK 제공

“1907년 대부흥 운동이 일어났던 평양은, 동양의 예루살렘입니다. 기독교의 성지 예루살렘처럼 평양은 기독교가 동아시아에 뿌리내리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공산주의 체제가 들어서면서 신앙의 자유가 사라졌지만, 북한의 노년 세대들은 아직도 그때 뿌려진 신앙을 간직한 채 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치적 상황 때문에 그들을 당장 도울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아시아기독교협의회(CCA) 매튜스 조지 추나카라 총무는 24일 서울 중구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북한에 대한 안타까움을 이렇게 표현했다. 추나카라 총무는 지난 16일부터 서울, 제주도 등에서 진행된 ‘평화조약체결 캠페인을 위한 국제 워크숍’ 참석차 방한, 이날 일정을 마무리하며 기자들과 만났다.

그는 30년간 세계교회협의회(WCC)와 CCA에서 활동하며, 9차례나 평양을 방문했다. 추나카라 총무는 “많은 이들이 진짜 그들에게 신앙이 있는지 궁금해하며 묻는다”며 “공식적으로 국가의 허락을 받은 교회와 가정교회에서 우리가 갖고 있는 성경과 예배양식에 따라 기도하고 예배드리는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그는 인도 마토마 시안교회 평신도로, 정치학과 국제관계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지난해 2월 인도인으로는 처음으로 CCA 총무에 선출됐다. 앞서 CCA 국제문제담당국장(1993∼2000), WCC 아시아담당국장(2000∼2009)을 역임하는 등 30년간 아시아는 물론 세계 에큐메니컬 운동 현장에서 일했다.

그는 쿠바 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 중국 등 사회주의 국가를 방문, 해당 국가의 교회들과 협력하며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그는 “1989년 냉전체제가 붕괴되면서 이데올로기 갈등이 대부분 사라졌지만, 유독 한반도에만 냉전의 유산이 남아있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했다”고 말했다. 그는 “동북아시아에 대한 열강의 지배력이 여전하고, 체제 내부적으로는 권력에 대한 집착이 크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적으로 막혀 있을수록, 상호 신뢰를 위한 플랫폼이 필요하다”며 “일반 주민들과 협력할 플랫폼이 있다는 점에서 유엔 같은 국제기구보다 교회가 할 수 있는 역할이 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양한 국제 분쟁 지역 문제에 참여하면서 느낀 점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라며 “평화를 이루기까지는 지난한 과정을 거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CCA 및 아시아 교회가 한반도 평화 문제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가 진행하고 있는 평화협정 서명운동에도 적극 동참하며 한국교회와의 연합에도 힘쓸 계획이다. 그는 “CCA가 조직을 개편하면서 ‘평화 만들기와 갈등 극복’ 프로그램을 강화키로 했는데 여기에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포함시켜 꾸준히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