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베트남의 ‘남중국해 봉쇄전략’에 맞서 중국이 강온 양면전략을 구사하고 나섰다. 한편으로는 ‘싸워서 이기는 강군 건설’이라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목표를 다시 강조하며 미국을 상대로 한 중국군의 훈련모습을 잇달아 공개하는 등 무력시위를 하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중국은 구소련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과의 상호협력을 강조하고 있다. “싸우고 싶지 않지만 싸운다면 반드시 이기겠다”는 의지를 과시하는 것이다.
인민해방군 기관지 해방군보는 23일자 1면에 강군을 건설하겠다는 시 주석의 지시와 비전을 분석한 기사를 보도했다. 해방군보는 “국방력은 경제력과 짝이 맞아야 한다”면서 “과거에 비할 수 없을 정도로 발전한 중국의 경제력에 맞춰 새로운 위험에 대비하는 국방력도 대폭 상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군대가 전쟁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반드시 엄중한 정치적 후과(後果)를 일으킬 것”이라는 시 주석의 발언을 소개하며 “전 영역과 전 과정에서 강군건설 목표를 관철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방군보의 보도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베트남 방문과 관련이 크다. 네덜란드 헤이그 상설중재재판소(PCA)의 남중국해 영유권 관련 판결이 임박함에 따라 중국은 최근 분쟁 지역에서 군사훈련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 군사전문가 니러슝 상하이정법대 교수는 “무기 현대화에 집중했던 전임자와 달리 시 주석은 전투력을 높여 싸워 이기는 강군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반관영통신 중국신문망은 24일 남중국해를 관할하는 남해함대 소속 편대의 48시간 연속 훈련을 공개했다. 22∼23일 서태평양에서 진행한 훈련에는 구축함, 호위함, 잠수함, 폭격기, 조기경보기가 일제히 참여해 입체식 실탄 타격훈련이 이뤄졌다. 중국신문망은 “미국과 일본의 군함과 대잠 정찰기 2대가 훈련기간 내내 감시했다”고 전했다.
23일에는 ‘항공모함 킬러’로 불리는 탄도미사일 ‘둥펑-21D’의 모의훈련 사진이 대거 공개됐다. 사진에는 둥펑-21D가 발사된 뒤 대기권을 벗어났다가 재진입하고, 고속비행으로 요격미사일을 피하는 작전 상황이 담겼다. 특히 사진 속에는 둥펑-21D가 항공모함을 두 동강 내는 상황도 담겼다. 자연스럽게 미군 항모로 추정된다.
이런 가운데 류전민 외교부 부부장은 지난 19일 미국 미디어대표단과 진행한 기자간담회 내용을 24일 공개했다. 류 부부장은 기자간담회에서 2013년 미국을 방문한 시 주석이 ‘투키디데스 함정’(역사상 신흥대국과 기존 패권대국 간에 반드시 충돌이 일어나는 것)에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해 중·미 신형대국관계를 처음 언급했던 것을 거론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미국과 대립했던) 또 다른 구소련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신형대국관계 구축에는 충돌하지 않고 서로를 존중하며 공동이익을 위해 노력한다는 내용이 담겼다”며 “우리는 미국을 존중하고 있으며 당연히 미국도 중국을 존중해주기를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
[월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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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5-25 0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