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음악이나 미술, 영상 등 예술작품을 창작하는 인공지능(AI) 개발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국내 최초로 AI가 작곡한 음원도 대중에 공개되면서 인간의 전유물이었던 예술분야까지 AI에 넘어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미국 IT 매체 등에 따르면 구글은 최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더램에서 개최된 음악 테크놀로지 페스티벌 ‘무그 페스트’에서 예술 창작과 관련된 AI 연구 프로젝트인 ‘마젠타’를 가동한다고 밝혔다. 구글 관계자는 “AI로 하여금 사람들이 어떤 부분에서 재미와 감동을 느끼는지 이해하고 창작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글은 자사의 인공지능 시스템 ‘텐서플로’를 활용해 AI를 학습시킬 계획이다. 텐서플로는 딥러닝 기술을 활용해 이미지를 인식·구별하는 프로그램이다. 구글은 이미 올해 초 AI가 그린 그림 29점을 경매에 내놓는 등 관련 연구를 이어왔다. 그러나 이세돌 9단과 바둑대결을 벌였던 AI ‘알파고’가 기보를 학습했듯 고흐나 렘브란트 등 유명 화가의 화풍을 따라하는 수준에 불과했다. 이를 뛰어넘어 독자성과 창의력을 갖춘 ‘AI 예술가’를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AI 예술가’를 육성하기 위한 노력이 한창이다. 안창욱 성균관대 컴퓨터공학과 교수팀은 자체 개발한 AI가 작곡한 2개의 노래를 국내 최초로 음원 사이트에 올렸다고 24일 밝혔다. 컴퓨터가 스스로 학습하는 딥러닝과 함께 ‘진화 연산’ 기술이 도입됐다. 여러 곡을 컴퓨터에 입력하면 비슷한 분위기의 작곡만 가능했던 기존 프로그램과 달리 수많은 곡을 만든 후 가장 좋은 곡을 뽑아내는 방식이다. 안 교수는 “3∼4년 안에 인간에 견줄 만한 작곡 능력을 갖춘 AI를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 3월 일본에선 AI가 쓴 단편소설 ‘컴퓨터가 소설을 쓰는 날’이 호시 신이치 공상과학 문학상 1차 심사를 통과했다. 오페라와 영화, 연극 분야에서도 AI의 활약상이 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 AI가 학습을 통한 따라하기를 넘어 독자적인 예술의 영역까지 넘보는 상황”이라며 “저작권 문제와 함께 인간 고유의 예술을 어떻게 지킬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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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처럼 창조적인 ‘AI 예술가’ 나올까
입력 2016-05-24 18:09 수정 2016-05-24 18: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