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에겐 NBA 구단주-트럼프는 외교 전문가

입력 2016-05-24 18:14 수정 2016-05-25 01:38

미국 대선 경선이 종반으로 치닫고 본선이 임박하면서 부통령 후보 찾기가 한창이다. 러닝메이트 후보는 대통령 후보의 약점을 보완하고 경쟁자의 장점을 희석시켜야 한다. 민주당 선두주자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성공한 기업가’ 중에서 후보를 찾는다.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는 ‘외교안보에 밝은 정치인’ 중에서 물색하고 있다.

◇클린턴, NBA 구단주 마크 큐반에 관심=클린턴이 눈독을 들이는 마크 큐반(58)은 한마디로 ‘트럼프의 대항마’다. 클린턴 캠프에서 최근 한 달 집중적으로 접촉한 러닝메이트 후보다. 큐반은 젊은 시절 IT 기업과 인터넷방송을 창업해 억만장자 반열에 오른 뒤 40대 초반에 미 프로농구 댈러스 메버릭스를 사들였다. 스카이박스에서 점잖게 경기를 관람하는 다른 구단주와 달리 경기장 맨 앞줄에서 고함을 질러대며 응원하는 ‘화끈한’ 스타일이다. 심판에게 대들고 욕설을 퍼붓는 일도 예사다. 그래서 낸 벌금만 166만 달러(약 19억7000만원)이다. 2011년 만년 하위팀 메버릭스가 우승하자 팬들이 그의 이름을 연호할 만큼 인기가 높다. TV쇼에도 출연하고, 영화배급사도 소유한 그는 NBC방송 ‘미트 더 프레스(Meet the Press)’에 출연해 “(클린턴이 부통령 후보를 제안하면) 진지하게 경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클린턴은 “고마운 일”이라고 답했다. 이 밖에 클린턴의 러닝메이트 후보로는 경선 라이벌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팀 케인 상원의원, 훌리안 카스트로 주택도시개발부 장관도 거론된다.

◇트럼프, 밥 코커 상원 외교위원장 면접=트럼프는 23일 뉴욕 맨해튼 트럼프호텔에서 상원 외교위원장인 밥 코커 의원을 단독 면담했다. 클린턴에 비해 외교 분야가 취약한 트럼프는 지난 18일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에 이어 외교전문가들을 잇따라 만나 조언을 듣고 있다. 트럼프와 코커 의원의 회동은 부통령 후보 가능성을 타진하는 면접 성격이 강했다. 두 사람은 미국의 주요 외교이슈, 정치현안, 선거전망을 놓고 의견을 주고받았다. 코커는 그러나 “내가 부통령 후보로 거론된다고 믿을 이유는 없다”고 조심스러워했다.

코커는 공화당에서 손꼽히는 외교통이다. 대외정책을 철저히 국익의 관점에서 풀어가는 실용주의 노선을 추구한다. 트럼프가 지난달 27일 ‘미국 제일주의(America First)’를 밝히자 코커는 “중요한 걸음”이라고 호평했다.

경선을 포기한 뒤 트럼프 지지를 선언한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 니키 헤일리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 제프 세션스 상원의원도 트럼프의 러닝메이트 후보군에 올라 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