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잡채, 미국인 입맛 유혹한다

입력 2016-05-25 04:00
24일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의 코스트코에 진열된 한국 간편가정식 ‘잡채’. 코트라 제공

한국식 가정간편식(HMR·Home Meal Replacement)으로 생산된 ‘잡채’가 미국 대형마트 코스트코에 입성했다. 국내 식품업계가 가열하거나 물을 붓는 방식만으로 쉽게 즐길 수 있는 HMR 식품군에 한식 메뉴를 내세우며 세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코트라 댈러스 무역관에 따르면 코스트코는 미국 내 텍사스, 샌프란시스코 등 주요 도시의 점포에서 잡채를 활용한 HMR 상품 판매를 24일 시작했다. 제품은 고구마 전분 100%와 소스, 건조야채, 참기름 등으로 만들어졌으며 HACCP(위해요소 중점 관리 기준) 인증, SQF(안전 품질 식품 표준) 인증 등을 받은 제품임을 내세웠다. 코스트코는 특히 제품 선택이 까다로운 유통점으로 알려져 있다. 코트라 관계자는 “이번 즉석 잡채 판매로 영양과 맛, 안전성, 편의성을 내세운 국내 가정간편식이 미국 시장에서도 인기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데이터모니터에 따르면 전 세계 HMR 시장은 지난해 기준 3조2970억 달러(약 4000조원)로 연평균 5.2%씩 성장하고 있다. 국내 HMR 시장이 올해 2조원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추산되는데, 일본은 이미 지난해 8조원을 넘어섰다. 미국 HMR 시장 규모는 2018년 5조원(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 기준)에 달할 전망이다. 1인 가구 비율이 커지고 맞벌이 부부가 늘어나면서 편의성을 강조한 제품의 인기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으로 한식은 맛있는 데다 영양이 풍부하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한식을 활용한 HMR 상품도 덩달아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은 CJ제일제당의 ‘햇반컵반’이다. CJ제일제당은 이달 초부터 일본 편의점 체인 ‘로손(LAWSON)’의 프리미엄 매장인 ‘내추럴 로손’등 일본 편의점과 슈퍼마켓 등 200여개 매장에서 ‘햇반 컵반’을 판매 중이다. 일본에서는 ‘비비고 한반(韓飯)’이라는 이름으로 팔리고 있다. 소비자들에게 한식 제품임을 내세운 것이다. 홍콩에서는 현지 소비자들의 입맛을 겨냥해 자극적이지 않은 ‘미역국밥’이 출시됐다.

한류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미국의 경우 ‘한식’이라는 특성보다는 ‘간편식’임을 내세웠다. CJ제일제당은 오토캠핑이나 야외 레저 활동을 즐기는 이들을 타깃으로 ‘캠핑제품 묶음 판매’ 등을 통해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아워홈은 한식에 사용되는 100여 가지 원·부재료를 분석해 이슬람 소비자들에 맞는 가이드라인을 개발하기도 했다. 아워홈은 푸드엠파이어 인천공항점에 ‘HMR’ 코너를 마련하고 ‘손수 아삭김치’ ‘손수 전통 재래김’, 커리 9종 등 이슬람 소비자를 겨냥해 만든 제품을 선보였다. 이밖에도 볶음밥과 국·탕·찌개류 등 다양한 한식 HMR 상품을 통해 한국 관광으로 한식을 경험한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이 밖에도 PB(자체 기획) 상품으로 국내 HMR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이마트 ‘피코크’는 베트남 미국 등에 수출 물량을 점차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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