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고장난 ‘추추 트레인’

입력 2016-05-24 21:23

또 부상이다. 코리안 메이저리거 맏형 추신수(33·텍사스 레인저스·사진) 이야기다. 숱한 사구(死球·몸에 맞는 볼)가 독이 돼 고질적인 부상으로 이어져 경기에 제대로 나서지 못하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텍사스 구단은 24일(한국시간) 추신수를 부상자 명단에 올리고, 외야수 재러드 호잉을 25인 엔트리에 올렸다. 15일짜리 부상자 명단이지만 구체적인 예상 복귀 시점은 발표되지 않았다.

오른쪽 종아리 염증 탓에 지난달 9일 LA 에인절스전 이후 경기에 나서지 못한 추신수는 재활 끝에 부상을 털어내고 지난 21일 휴스턴과의 경기에 복귀했다. 추신수는 복귀전에서 두 차례 타석에 들어서 볼넷 2개를 골라내고 1득점을 올렸다. 그러나 3회 득점하는 과정에서 왼쪽 햄스트링 부위에 통증을 느껴 교체됐다. 추신수는 그는 첫 번째 부상자 명단에서 돌아온 지 불과 3일 만에 다시 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현지 언론은 그의 복귀까지 3∼4주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추신수는 텍사스가 치른 45경기 중 39경기나 결장했다. 경기 대비 결장 비율이 무려 86.7%나 된다. 2013년 말 7년 1억3000만 달러(1536억원)라는 자유계약선수(FA) 잭팟을 터트리며 텍사스에 입성했지만, 올해는 팀에 전혀 도움이 안 되고 있다.

문제는 이런 부상이 하루 이틀이 아니라는 점이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소속이던 2011년에는 왼손 엄지 골절로 85경기 출장이 그쳤다. 텍사스 입단 첫 해인 2014년에는 왼쪽 팔꿈치와 왼쪽 발목 부상이 겹치며 123경기에 나왔다. 팀이 리그 꼴찌가 확정되자 일찍 시즌을 마감하고 수술을 받았지만 지난해 정규리그 개막 후 한 달간 타율 0.096이라는 최악의 부진에 시달렸다.

추신수가 부상이 많은 것은 사구 때문이다. 추신수는 ‘추추 트레인’ 외에 ‘마그넷 추’라는 별명도 가지고 있다. 자석처럼 공이 몸에 붙는다는 의미다. 2013년 신시내티 레즈 시절에는 26개의 몸에 맞는 볼을 얻어 팀 역대 한 시즌 최다 사구 신기록을 세웠다. 지난해에는 15개로 팀 역대 한 시즌 최다 사구 2위에 오르기도 했다.

추신수의 사구는 줄어들 기미가 없다. 추신수는 메이저리그 최정상급 교타자이지만 몸쪽 공에 큰 약점이 있다. 야구 통계프로그램인 브룩스베이스볼에 따르면 추신수의 한 가운데 스트라이크와 가운데 낮은 스트라이크 통산 타율은 각각 0.350, 0.384에 달한다. 그런데 몸쪽 높은 볼과 몸쪽 낮은 볼 타율은 각각 0.126과 0.155로 크게 떨어진다. 이에 추신수를 상대하는 투수 대부분은 몸쪽 강속구로 덤벼든다. 2011년 조나단 산체스의 투구에 왼손 엄지손가락이 골절된 후에는 한동안 트라우마에 시달리기도 했다. 결국 추신수가 몸쪽 공 대비를 잘 하고 트라우마를 극복해야 사구로 인한 부상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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