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살인 사건’의 피의자 김모(34)씨가 범행 일주일 만인 24일 현장을 찾았다. 검은색 모자를 눌러쓰고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김씨는 고개를 숙인 채 경찰 호송차량에서 내렸다.
취재진 수십명이 그를 에워쌌다. 김씨는 쏟아지는 질문에도 동요하지 않았고 “담담하다. 차분하다”고 짧게 심경을 표시했다. 유가족에게 할 말이 없느냐는 질문에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사망한 피해자에게 개인적 원한이나 감정은 없기 때문에 미안하고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개인적 원한이 없는데 왜 살인을 저질렀느냐는 질문에는 “차후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이유나 동기에 대해서 말하겠다”고 했다. 남자가 아닌 여자를 범행 대상으로 삼은 이유에는 답하지 않은 채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현장검증은 오전 9시부터 약 30분간 비공개로 진행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과학수사팀과 서초경찰서 강력팀 형사 등 10여명이 참석했다. 김씨는 태연하게 범행을 재연했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 조사에서 했던 진술대로 범행을 동일하게 재연했다”며 “처음과 달리 피해자에게 죄송한 마음을 간간이 표현했다”고 전했다.
김씨는 지난 17일 새벽 건물 1층과 2층 사이 공용화장실에서 A씨(23·여)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김씨가 여성들이 자신을 괴롭힌다는 피해망상에 시달리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김씨는 정신질환(조현병)으로 2008년부터 6차례에 걸쳐 19개월가량 입원 치료를 받았다. 경찰은 26일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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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묻지마 살인’ 현장검증 “담담하다… 피해자에 원한 없어, 죄송”
입력 2016-05-24 18:08 수정 2016-05-24 1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