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노건호… 與 비판 작년과 달리 정치발언 없이 추도사

입력 2016-05-23 21:09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장남 건호(사진)씨가 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 전 대통령 7주기 추도식에서 별다른 정치적 발언 없이 추도사를 끝마쳤다. 그는 지난해 추도사에서 새누리당을 정면 비판해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노씨는 추도사에서 “어느덧 7년이 흘렀다. 많은 시간이 흘렀음에도 많은 분들이 함께해주고 고인의 뜻을 기려줬다”며 “다양한 행사를 준비하고 참여해준 시민 여러분들께, 그리고 여러 가지 수고를 아끼지 않은 자원봉사자분들께 감사하다”고 했다. 노씨는 추도식에 참석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유족과 이사장을 맡고 있는 이해찬 의원 등을 거론하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특별한 정치적 언급은 없었다.

노씨는 지난해 노 전 대통령 6주기 추도식에서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를 향해 “전직 대통령(노 전 대통령)이 북방한계선(NLL)을 포기했다며 내리는 비속에서 정상회의록 일부를 피 토하듯 줄줄 읽던 모습이 눈에 선한데 어려운 발걸음을 해줬다”고 했다. 그는 김 전 대표에게 “권력으로 전직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아넣고 그것도 모자라 선거에서 이기려고 국가 기밀문서를 뜯어서 읊어대고 국가정보원을 동원해 댓글을 달아 종북몰이를 해댔다. 진정 대인배의 풍모를 보는 것 같다”고 비꼬았다.

노씨가 정치적 발언 없이 추도사를 마무리 한 이유로는 ‘정계 진출’ 논란을 의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가 지난해 새누리당에 날을 세우자 “정계 진출을 위한 사전 작업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추도식에서 정치적 공방이 오갈 경우 노 전 대통령이 자칫 정쟁의 대상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고승혁 기자 marquez@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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