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쿡] “강압적 훈육 회개” 반응 이어져… 부모들 ‘쓴 뿌리’ 치유 계기 되길

입력 2016-05-23 21:00
<일러스트=이영은>

“국민일보 독자입니다. 여러 가지로 많이 힘든 상황이라 내적 치유를 받고 싶습니다. 믿을 만한 가정사역 단체를 추천해주시겠어요?”

“선교사인데 가정기획 기사를 읽고 목회 한다는 핑계로 자녀들에게 따뜻하게 다가가지 못한 제 자신을 돌아보며 눈물로 회개했습니다.”

지난 19일부터 23일까지 기획기사 ‘사랑의 매 훈육과 학대 사이’가 3회 연속으로 보도된 뒤 독자들로부터 받은 이메일입니다. 겉보기엔 멀쩡하지만 가족 간의 갈등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가정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크리스천 가정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이번 취재 과정에서 아동학대 사건의 배경에는 자녀를 부모의 소유물처럼 여기는 잘못된 사고방식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이런 생각을 갖고 있으면 자녀에게 무차별 폭력을 가해도 죄책감을 느끼지 못합니다. 그러나 자녀는 하나님이 부모에게 주신 ‘선물’입니다. 자녀는 내 분노를 받아내는 존재가 아닙니다.

자녀가 잘못했을 경우 지혜롭게 훈육할 수는 있으나 부모의 감정과 분노가 담긴 ‘폭력적 체벌’은 절대 경계해야 합니다. 교육적 효과가 없을 뿐더러 자녀의 마음에 반발심만 생기고 더 삐뚤어지게 할 뿐입니다. 폭력적인 체벌을 받은 자녀는 그들의 자녀에게까지 폭력을 대물림할 위험도 크다고 합니다.

자녀들을 바르게 훈육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부모부터 치유가 필요합니다. 우선 결혼하기 전 원가정에서 받은 쓴 뿌리부터 치유해야 합니다. 마음속에 시한폭탄이 있다면 그 원인이 무엇인지 알아보고 치료해야 합니다. 전문가의 도움도 적극적으로 받아야 합니다.

목회자들도 내면의 치유를 받아야 행복한 가정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목회에서 받은 스트레스가 자녀들에게 폭력적 형태로 전해질 수 있습니다. 부모에게 자신의 상처를 치유하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자녀와의 관계회복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김향숙 하이패밀리 공동대표는 “목회자 가정의 폭력적인 체벌 실태는 일반 가정과 별반 다르지 않다”면서도 “다만 목회자 가정에선 영성의 분위기가 있기 때문에 자녀와의 소통, 상처 치유 등 교육이 이뤄지면 금세 가정이 회복되는 것을 봤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기획을 준비하면서 가정사역을 하는 단체들이 정말 귀한 일을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마음속 한과 응어리 때문에 자살까지 생각했던 사람들의 내면이 회복되니 그들의 가정도 자연스럽게 행복해졌습니다. 가정사역은 한 사람이 아니라 그들의 가정과 공동체, 교회를 모두 살리는 일입니다. 내면이 평안하니 이 땅에서도 얼마든지 천국의 삶을 살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많은 가정사역자들이 가정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을 도울 준비가 돼 있습니다. 주저 없이 손을 내밀어 도움을 요청하시기 바랍니다.

김아영 기자 cello08@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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