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교회를 기억해주세요.”
스페인의 목회자들이 한국교회를 향해 ‘건너와 우리를 도우라’며 손을 내밀었다. 스페인복음주의협의회(FEREDE) 마리아노 블레이스케스 버고(59·사진 오른쪽) 대표와 마누엘 가르시아(65) 총무는 22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스페인 교회는 짧은 역사 속에서도 엄청난 성장을 경험한 한국교회와 협력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들은 주일인 이날 서울 온누리교회(이재훈 목사)와 경기도 의정부시 광명교회(최남수 목사)를 방문했다. 버고 대표는 “한국교회로부터 본받을 점이 많았다”며 “스페인 개신교회는 역사적으로 로마가톨릭의 핍박을 받아왔다. 아직까지도 업신여김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기도정보(2010)에 따르면 스페인에선 인구의 77%가 로마가톨릭이다. 무종교가 19.4%에 이르며 이슬람교 2.4%, 유대교 0.7%, 불교 0.1%다. 개신교도 0.4%에 불과하다. 개신교 신자는 20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버고 대표는 “교회는 3300개가 있으며 각 교회당 평균 60명의 신자들이 출석한다”고 말했다.
스페인은 8세기 무렵 이슬람이 진출해 이베리아 반도의 3분의 2가 이슬람의 지배를 받았다. 1492년 반도 북쪽의 가톨릭 왕국이 통합되면서 이슬람 왕국을 몰아내는 데 성공했다. 이때 ‘알람브라 칙령’으로 강력한 종교재판을 실시하며 유대인과 무슬림, 종교개혁주의자들을 추방했다. 16세기 유럽의 종교개혁이 스페인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 이유다.
오늘날 스페인 개신교회는 현대사의 정점이 됐던 1936년 내전 당시 7000명 규모에서 발전해온 것이다. 가장 활발한 교단은 오순절교회로 집시 교인들이 많다고 한다.
최근엔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전도하는 개신교인이 늘어나는 추세다. 로마가톨릭의 영향력은 급속한 세속화와 다문화, 다원주의로 한풀 꺾인 상태다.
버고 대표는 “한국교회와 다양하게 협력하고 싶다”며 “스페인 교회를 도와달라”고 말했다. 글·사진=신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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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개신교, 한국교회 통해 힘 얻고파”
입력 2016-05-23 21:03 수정 2016-05-25 11: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