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사진 찍으러 온 게 아니라고 믿고 싶다”… 여야, 대우조선 노조 동시 방문 ‘정책이슈’ 선점 경쟁

입력 2016-05-23 18:51 수정 2016-05-23 21:22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운데)와 김광림 정책위의장(왼쪽), 김한표 의원이 23일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를 방문해 시찰하고 있다. 뉴시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왼쪽 두 번째)가 23일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협력사 대표단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뉴시스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가 23일 부산상공회의소에서 개최한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천정배 공동대표, 안 대표, 박지원 원내대표. 뉴시스
여야 지도부가 최악의 경영난으로 구조조정 위기에 내몰린 조선업체 현장을 동시에 찾았다. 구조조정으로 인한 대량실업과 경기침체 등 파장이 대선을 앞둔 내년 민심을 뒤흔들 수 있는 만큼 정책이슈 선점 등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와 김광림 정책위의장 등 원내지도부는 23일 경남 거제 대우조선소 노동조합 대회의실에서 민생현장방문 회의를 개최하고, 지역 소상공인들과 간담회도 가졌다.

정 원내대표는 “구조조정 과정에서 안타깝게 일자리를 잃게 되는 근로자에 대한 특별대책이 매우 구체적으로 병행돼야 한다”며 “근로자들의 고용안정을 위해 재취업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어 “정부가 조선업계의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을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당에서 챙기겠다”고 덧붙였다. 김광림 정책위의장도 “이해 관계자의 책임을 분명히 하고 현재 부실과 잠재적 부실의 진단을 토대로 국민부담이 최소화되는 원칙을 지켜가면서 구조조정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정부와 새누리당은 24일 국회에서 당정협의회를 열고 조선·해운업 구조조정과 관련한 대책을 논의키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역시 같은 장소에서 노조 집행부 등과 면담했다. 그는 “기업 경영이 잘못되면 시장원리에 의해 기업을 경영하는 사람들이 책임져야 하는 것 아니냐. 책임소재가 경영진, 특히 소유주에게 있다”며 “(대우조선해양의 대주주인) 산업은행한테 잘못 관리한 기업들에 대해 따져 보고 책임을 지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경제민주화도 언급하며 “최종단계에서는 기업에 노사 간 감시체제를 제도적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1만명 이상 고용하는 회사는 근로자들이 경영에 들어오는 제도적 장치를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국민의당은 조선·해운 구조조정 영향을 직접 받는 부산에서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을 요구하며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김성식 정책위의장은 부산상공회의소에서 지역 경제현안 간담회를 열고 “추경을 편성해서라도 구조조정 후폭풍에 대한 지역경제 대책과 실업, 민생 대책이 뒤따라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정부가 여러 가지로 잘 응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형 조선·선박사 연관 업체들에 대한 구조조정은 찬바람이 쌩쌩 불 정도로 많이 진행돼 왔는데 정부는 휴·폐업과 실업 사태가 지역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점에 대해서는 체계적인 방안과 대책을 잘 내놓지 않고 있다”고 각을 세웠다.

대우조선 노조 측은 “오늘처럼 날을 정해서 새누리당, 더민주 등을 모두 만나고, 정당별 입장 조율도 요구하겠다. 사진 한 장 찍으러 온 게 아니라고 믿고 싶다”며 실질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전웅빈 고승혁 기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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