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저비용 항공사(LCC)들이 해외 하늘길 개척을 위해 국내외 항공사들과 합종연횡을 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국내 LCC가 다른 항공사와 맺은 파트너십은 대형 항공사(FSC)인 모회사와 맺은 코드셰어(Code-share·공동운항)가 일반적이었다. 에어부산이 모회사인 아시아나항공과 2008년 국내선 코드셰어를 실시한 데 이어 국제선으로 코드셰어를 확대했다. 진에어 역시 모회사인 대한항공과 동남아 노선 등으로 코드셰어를 확대해 왔다.
하지만 올 들어 국내 LCC의 파트너십이 보다 다양화되고 있다. 제주항공이 지난 2월 국내 LCC 최초로 해외 FSC인 유나이티드항공과 인터라인(Interline) 협정을 맺은 데 이어 진에어도 지난달 동남아 최대 LCC인 젯스타그룹과 인터라인 협정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인터라인 협정은 협정을 맺은 항공사끼리 티켓을 묶어 팔아 노선을 다양화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2013년부터 김포∼타이베이 노선을 코드셰어하고 있는 이스타항공과 티웨이항공은 다음 달부터 코드셰어 노선을 4개 더 늘리기로 했다.
제주항공은 인터라인 협정에 이어 지난 16일에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8개 LCC 항공동맹체인 ‘밸류 얼라이언스’를 결성하기도 했다. 밸류 얼라이언스 소속 항공기는 모두 176대로 160개 지역에 취항해 있다. 필리핀, 일본, 싱가포르, 오스트레일리아, 태국의 LCC와 함께 얼라이언스를 결성하면서 제주항공의 국제선 취항지가 크게 확대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LCC가 국내외 항공사들과 협력을 강화하는 것은 LCC를 이용하는 국제선 여객이 급증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 LCC의 국제선 여객 분담률은 2014년 11.5%에서 지난해 14.6%까지 높아졌다. 올해 1분기 분담률은 18.1%로 전년 동기 대비 4.9% 포인트 상승했다. LCC를 이용하는 국제선 여객이 늘면서 새로운 노선에 대한 수요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23일 “업계 내의 경쟁이 갈수록 심화되면서 미래 수요 확보를 위해 협력을 강화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외국 사례를 감안할 때 해외 FSC와의 협력 관계도 더욱 강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3월 미국 델타항공이 네덜란드 LCC 트랜사비아와 코드셰어를 통해 유럽 노선을 확충하는 등 웨스트젯, 젯블루, 젯스타 등 각국 LCC는 FSC들과의 연계를 확대해 왔다. FSC가 취항하는 허브공항과의 연계를 통해 FSC의 지선(支線) 수요도 LCC가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경제뉴스]
☞
☞
☞
☞
적에서 동지로… 저비용 항공사, 해외 하늘길 함께 개척
입력 2016-05-23 19: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