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이야기] <71> 영화 낙수(落穗)Ⅱ

입력 2016-05-23 19:53
주디 갈랜드와 강아지 토토

지난번에 이어 영화 낙수(落穗)를 몇 개 더 소개한다.

마이크 마이어스가 주연한 로맨틱 코미디 스릴러 ‘나는 도끼부인과 결혼했다(1993)’는 비평과 흥행 모두 실패한 태작(悅?이다. 그런데 무슨 이유에선지 미 항공우주국(NASA)은 우주정거장에 이 영화를 줄기차게 비치해놓고 있다.

톰 헐스는 ‘아마데우스(1984)’에서 모차르트 역을 소화하기 위해 매일 4시간씩 열심히 피아노 치는 연습을 했으나 막상 영화에는 전문 연주자의 연주가 들어갔다.

앨프리드 히치콕의 ‘이창(1954)’은 그레이스 켈리가 담배 피우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유일한 영화다.

할리우드 뮤지컬의 최고봉으로 꼽히는 ‘비는 사랑을 타고(1952)’의 여자주연 데비 레이놀즈의 술회에 따르면 이 영화를 찍는 것은 ‘아기를 낳을 때만큼’이나 힘들었다고. 왜? 한없이 부드러워 보이는 남자주연 겸 안무 연출 진 켈리가 촬영장에서는 그런 폭군도 없었기 때문이었다는 것.

단기 기억상실증에 걸린 사나이의 이야기인 ‘메멘토(2000)’를 연출해 일약 스타 감독의 반열에 오른 크리스토퍼 놀란은 원래 주연으로 알렉 볼드윈을 캐스팅하려 했으나 영화의 영향 탓인지 그걸 까맣게 잊어먹고 가이 피어스를 기용했다고.

고전 걸작 ‘오즈의 마법사(1939)’의 주역 주디 갈랜드는 당시 초짜 신인답게 주급 35달러를 받았다. 그러나 같이 출연한 강아지 토토의 출연료는 주당 125달러였다.

리들리 스콧의 걸작 SF ‘블레이드 러너(1982)’는 원작이 필립 K 딕의 소설이지만 제목은 그것과 아무 관련도 없다. 딕의 원작 소설 제목은 ‘안드로이드는 전기 양의 꿈을 꾸는가(Do Androids Dream of Electric Sheep?)’였다. ‘블레이드 러너’는 미래의 디스토피아를 배경으로 의료기기가 불법 거래되는 암시장 얘기를 다룬 SF 작가 앨런 너스의 1974년작 소설에서 따왔다.

김상온(프리랜서 영화라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