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가 각종 사건 사고로 시끄럽다. 걸그룹 트와이스의 ‘쯔위 사태’부터 시작해 개그맨 장동민의 막말 사건, 개그맨 이창명의 음주운전 사고, 걸그룹 AOA의 역사의식 논란, 개그맨 유상무의 성폭행 혐의까지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었다.
대중의 맹비난을 받은 이 사건들에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거짓말, 구구절절한 변명, 비슷한 잘못의 반복이다. 이 세 가지 중 하나 이상에 해당하는 경우, 대중들은 해당 연예인에게 관용을 보여주지 않는다. 방송사 제작진이 사실상 책임 당사자이거나 뜻하지 않게 피해자가 된다는 것도 공통점이다.
유상무의 성폭행 사건은 ‘거짓말’이 문제를 더 키웠다. 유상무는 지난 18일 새벽 한 여성에게서 성폭행 가해자로 지목됐다. 이 여성이 신고를 번복하자 유상무는 “여자친구와 술 먹다 벌어난 해프닝”이라며 ‘별 일 아니라는 식’의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이는 하루도 못 가 거짓임이 드러났다. 심지어 “내가 진짜 유상무 여자친구”라고 주장하는 여성까지 나타났다.
당장을 모면하기 위해 끌어들인 거짓말은 쉽게 들통 날 수밖에 없다. 혐의가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중이 유상무에게 비난을 퍼붓는 지점도 ‘거짓말’에 있다. 애꿎은 방송사와 방송인들이 피해를 입기도 한다. 유상무 사건 때문에 21일 첫 방송을 앞뒀던 KBS 새 예능 ‘어느날 갑자기 외.개.인’은 무기한 연기됐다.
이창명은 거짓말과 구구절절한 변명으로 대중의 분노를 샀다. 그는 지난달 20일 음주운전 뺑소니 사고를 내고도 온갖 거짓말과 변명을 늘어놨다. “술을 마시지 않았다” “술을 조금도 못 마신다” “도망친 게 아니다” 등 적극적으로 거짓 해명을 쏟아냈다. 하지만 경찰 조사 결과, 면허 취소 수준인 혈중알코올농도 0.148%의 만취 상태에서 운전을 한 것으로 나왔다. 사고 직후 이창명이 찾아간 병원에서 “소주 2병정도 마셨다”고 말한 것도 확인됐다. 음주 뺑소니 자체도 크게 잘못한 일이지만 뻔뻔하게 거짓말로 일관한 게 사건을 더 키웠다. 그가 진행하던 KBS ‘출발드림팀 시즌2’는 폐지됐다.
AOA의 ‘역사의식 논란’은 같은 실수를 자꾸 반복하는 게 문제가 되고 있다. 온스타일 ‘채널 AOA’에서 안중근 의사 사진을 보고 “긴또깡” “도요토미 히데요시”라고 말한 데 이어, 뮤직비디오에서는 일본 전범기업의 자동차를 수차례 등장시켰다. 쇼케이스 당일 방송된 V앱에서 ‘안중근’이라는 단어가 채팅 금지어가 된 것도 논란을 키웠다.
AOA의 경우, 온스타일 제작진이나 뮤직비디오 소속사, V앱을 제공한 네이버 등의 잘못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제작 과정에서 충분히 편집이 가능했거나 오류를 바로잡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 기업들은 “죄송하다”고 사과하는 정도의 데미지 밖에 입지 않았다.
방송 제작진과 소속사의 무책임이 문제가 된 사례는 또 있다. 걸그룹 트와이스의 대만 출신 멤버 쯔위가 대만 국기를 흔들어 외교 문제로 비화될 뻔했던 ‘쯔위 사태’는 MBC ‘마이리틀텔레비전’ 제작진이 사전에 충분히 막을 수 있었다. 장동민의 ‘한 부모 가정 비하 막말 사건’ 또한 tvN ‘코미디 빅리그’ 제작진이 편집할 수 있었으나 그러지 않았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거짓말이라는 게 드러났을 때 대중의 실망감이 더 커진다. 진실을 밝히고 바로 고개를 숙인다면 문제가 더 커지진 않을 것”이라며 “일부는 편집으로 막을 수 있었던 사건들인데 방송사들의 둔감한 책임의식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혹독한 비난받는 ‘물의’ 연예인 공통점
입력 2016-05-23 17: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