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문인협회가 창립 50주년을 맞아 민족과 시대를 향해 무엇을 했는가를 돌아보게 됩니다. 생각과 느낌이 굳어가고 언어표현이 거칠어져 가는 이 가난하고 황폐한 시대에 기독교문인들이 스스로 정결한 영혼을 갖고 이 나라의 정서적 가뭄과 영적인 황폐를 해소시키는 소명을 다하길 바랍니다.”
한국기독교문학의 지평을 확장해온 한국기독교문인협회(기문협·회장 유혜목)가 22일 오후 경기도 과천시 관악산길 과천구세군교회에서 ‘문학과 음악의 어우름’을 주제로 창립 50주년 기념행사를 열고 문화선교 기구로서 새로운 출발을 다짐했다.
유혜목 회장(시인·나사렛대학교 교수)은 “‘언어는 존재의 집’이기 때문에 우리는 언어를 살려야 한다”며 “이 시대 기독문인들 스스로 영혼과 언어를 소생시키는 역사적인 소명을 다해야 한다”고 밝혔다.
기문협 50년의 역사를 돌아보고 새로운 비전과 사명을 다짐한 이번 행사는 예배와 문학과 음악이 어우러진 기념행사로 진행됐다. 과천구세군교회 부미경 사관은 “사람은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진다”며 “하나님을 만난 기독문인들이 영성 깊은 작품들을 많이 남겨 세상에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시인 이문수 목사는 기독문인들의 사명을 위해 기도했다.
시인 김상길(여의도순복음 광탄교회) 목사의 사회로 진행된 ‘문학과 음악의 어우름’은 시낭송, 오케스트라 연주 및 독창, 모노드라마 공연 등으로 종합예술의 향기를 한껏 드러냈다. 최순종 교수의 독창, 과천구세군 중창단·과천구세군 윈드 오케스트라의 연주, 김정원 홍계숙 정선혜 노유섭 시인의 시낭송, 이영식 문화선교사의 모노드라마 ‘녹슨 세 개의 못’ 공연이 이어졌다.
기문협은 박목월 시인을 비롯한 전영택, 김현승, 황금찬 선생 등이 기독교문학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문서선교를 위해 1965년에 창립했다. 매년 정기 세미나, 시낭송회, 작품발표, 문학상 수여, 연간집 기독교문학 발간 등을 하고 있다. 올해엔 ‘한국기독교문인협회 50년사’를 출간할 계획이다.
과천=이지현 선임기자 jeehl@kmib.co.kr
영적 가뭄의 시대, 문학은 단비일 수 있을까
입력 2016-05-22 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