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원대 불법수임 혐의로 구속된 최유정(46·여) 변호사와 유착된 사건 브로커 이모(44)씨가 수임료 일부로 BMW 차량을 대여해 몰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씨는 이번 법조비리 수사에 등장하는 브로커 가운데 여전히 도주 중인 1인이다.
22일 검찰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이원석)는 최 변호사가 챙긴 수임료의 행방 추적 과정에서 자금 일부가 A캐피탈사로 건너간 사실을 확인했다. 최 변호사는 유사수신업체 이숨투자자문 송창수(40) 대표와 네이처리퍼블릭 정운호(51) 대표로부터 50억원씩 받았다가 정 대표 돈 30억원을 돌려줬다.
검찰은 최 변호사 사무실이 지난해 말 검은색 BMW 7시리즈를 리스하면서 수표로 비용을 지불한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의 BMW는 지난해 연말부터 이씨가 몰고 다녔다. 검찰은 최근 이 BMW에 대한 압수수색도 진행했다. 이씨가 남긴 각종 자료와 그의 행적 관련 기록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변호사는 대신 이숨투자자문 명의로 대여된 에쿠스 차량을 제공받아 지난해 수개월간 이용하다가 리스 기간이 만료돼 반납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씨가 최 변호사 수임 비리의 시발점인 것으로 본다. 범죄 전력이 10여개인 이씨는 송씨와 구치소에서 알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에게 최 변호사를 소개받은 송씨는 최 변호사를 ‘형수님’으로 부르면서 자신의 재판을 맡겼다. 이씨는 거액의 소개료도 별도로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송씨는 지난해 12월 구치소에 함께 수감돼 있던 정 대표에게도 최 변호사를 소개시켜 줬다. 송씨는 당시 최 변호사에게 “형수님, 돈 많이 벌게 해 드릴게요”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송씨는 최근 최 변호사와 검찰 조사실에 마주보고 앉아 대질조사도 받았다. 그는 “최 변호사에게 재판부 로비 명목으로 돈을 줬다”고 주장했지만, 최 변호사는 “사실이 아니다”고 맞섰다고 한다. 검찰은 도주 중인 이씨를 검거해야 수사에 비협조적인 최 변호사의 심경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양민철 이가현 기자 listen@kmib.co.kr
[사회뉴스]
다른 브로커 李, 부당 수임료로 BMW 몰아
입력 2016-05-22 18:14 수정 2016-05-23 00: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