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日 포로출신 美 노병 대동 訪日

입력 2016-05-22 18:45 수정 2016-05-23 08:08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오는 27일 일본 히로시마를 방문할 때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군에 포로로 잡혀 가혹한 학대를 당한 미군 노병을 대동할 예정이라고 일본 NHK방송이 22일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과 동행하는 재향군인은 대니얼 크롤리(94·사진)로 1942년 일본군에 잡혀 전쟁이 끝날 때까지 포로생활을 했다. 특히 필리핀의 팔라완에서 일본이 운영한 일명 ‘노예 수용소’에 붙잡혀 온갖 학대를 받으며 활주로 공사 등에 동원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미국 재향군인 단체들은 “미군 포로들이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이 떨어진 것을 계기로 풀려나게 됐다”면서 오바마 대통령이 히로시마 방문 때 원폭 투하를 사과하지 말아야 한다고 요구해 왔다.

이런 여론을 감안해 오바마 대통령이 크롤리를 대동키로 했으며, 히로시마에서도 사과를 하지 않을 방침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NHK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원폭 피해자에게 사과할지를 묻는 질문에 “전쟁 중 지도자의 명령을 검증하는 것은 역사가의 일”이라면서 사과하지 않겠다고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25일 방일해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에 참석한 뒤 27일 히로시마를 방문한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