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누구도 믿지 않는다.”
극심한 경제난에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움직임이 거센 베네수엘라 시민들 사이에서 최근 이 같은 문구가 유행하고 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베네수엘라는 최근 인플레이션이 700%까지 치솟으면서 햄버거 1개 가격이 공식 환율로 1700볼리바르(약 20만원)까지 올랐고 식량난으로 시민들이 길거리에서 개와 비둘기까지 잡아먹는 참혹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정부와 대통령을 향한 불신에 시민들 사이에서도 사회를 향한 분노가 표출돼 국가 파탄 지경에 이르렀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출의 96%를 원유에 의존했던 세계 5위 산유국 베네수엘라는 유가 하락으로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했다. 가뭄까지 닥쳐 수력발전소가 멈췄고 수도도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절도와 폭행 등 각종 범죄까지 급증하는 등 최소한의 안전장치마저 무너지고 있다.
코카콜라 공장도 멈췄다. AP통신에 따르면 코카콜라사는 전날 미국 애틀랜타 본사에서 성명을 내고 베네수엘라 설탕 공급업체의 재고 부족으로 이 지역 공장에서 코카콜라 생산을 잠정 중단하게 됐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날까지 이틀간 대통령 국민소환 투표를 둘러싼 정국 혼란과 체제를 위협하는 외세 개입에 대처하기 위한다는 명목으로 사상 최대 규모의 군사훈련을 벌였다.
남미 지도자들 사이에서는 베네수엘라 사태를 놓고 공방전이 이어지고 있다.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은 “미국이 인권보호를 빌미로 베네수엘라 사태에 개입하고 있지만 천연자원 약탈로 이어질 것”이라고 비난했고, 호세 무히카 전 우루과이 대통령은 마두로 대통령을 향해 “염소처럼 미쳤다고 말 못할 일은 아니다”고 비꼬았다.
김미나 기자
[월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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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버거 1개 20만원·코카콜라 공장도 멈춰… 벼랑 끝 베네수엘라
입력 2016-05-22 18:26 수정 2016-05-22 18:35